지난주 금요일(11일) 미국 정부가 중국산 타이어 수입을 제한하기 위해 최대 35%의 징벌적 관세를 책정하면서 불거진 미-중 무역분쟁이 서울 외환시장내 원ㆍ달러 환율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
이는 뉴욕증시가 밤사이 미국과 중국의 무역분쟁 가능성으로 장초반 고전을 면치 못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장 막판 저가 매수세 유입으로 소폭 상승 마감했고 역외 선물환율도 이에 하락 기조를 이어갔기 때문이다.
글로벌 달러화 역시 달러화 차입금리가 사상 최저수준으로 하락하면서 투자자들의 달러화 매도 및 고수익 자산 매입 촉진 등의 영향으로 올들어 최저 수준으로 유로화 대비 내림세를 기록해 하락 압력을 지속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 정부는 지난 주말 중군산 타이어 수입을 제한하고자 승용차와 경트럭용중국산 타어이에 대해 향후 3년간 최대 35%의 징벌적 관세를 부과키로 결정했다.
중국 상무부는 이에 대한 보복 조치로 미국산 자동차와 닭고기 제품의 반덤핑 조사에 나서는 한편으로는 세계무역기구(WTO) 회원국의 정당한 권리를 이용해 미국의 이번 조치를 공식 제소했다고 전했다.
외환시장 전문가들은 15일 미국과 중국의 무역분쟁 격화 가능성으로 국제 금융시장내 불안 우려가 고개를 들고 있지만 이 같은 영향은 일시적이며 무역분쟁이 더 이상 확대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관측했다.
이는 양국 모두 무역분쟁을 고조시키는 것을 원치는 않을 것이라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분쟁이 지속될 경우, 서로에게 득이 되지 않는다는 점을 잘 인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무역분쟁이 지속된다면 대중국 수출에 의존하는 미국 기업들의 영업에 타격이 상당하고 중국이 미 국채 매입을 중단하게 되면 미 국채 가격이 하락해 이는 곧 뉴욕증시를 끌어내리는 재료다.
물론, 미국과 중국의 무역 분쟁이 국제 외환시장내 위험 자산에 대한 매도를 재차 촉진시키며 안전통화 매수로 돌아서게 만드는 재료로 급부상할 수 있겠지만 취약한 경제 여건상 이 같은 보호무역주의가 지속될 공산은 크지 않다.
종합해보면 미-중 무역분쟁 소식이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며 글로벌 달러화 약세 기조가 여전하고 현재 원ㆍ달러 환율 하락 기조가 추세적인 만큼 별다른 재료로 부각되기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이다.
한편, 뉴욕증시는 전날 미국과 중국의 무역 분쟁 조짐, 리먼 브러더스 파산 1년에 따른 심리적 압박감을 딛고 상승세를 이어갔다.
뉴욕 차액결제선물환(NDF)시장에서 원ㆍ달러 1개월물 선물환율은 뉴욕증시 오름세 지속 효과로 1224.00원에 거래를 마감, 1220원대 수준을 벗어나지 않았다.
이는 최근 1개월물 스와프포인트가 +0.35원 수준인 점을 감안시 이날 NDF 종가는 전날 서울환시 현물환 종가 1225.10원보다 소폭(1.45원) 하락한 수준이다.
한 시중은행 외환 딜러는 "미-중 무역분쟁 격화 가능성에 밤사이 글로벌 달러화가 한 때 오름세로 돌아서는 등 예민한 반응을 보였지만 달러화 약세가 추세적이라는 시장 심리를 돌려놓지 못했다"며 "따라서 원ㆍ달러 환율도 이날 역외 하락분을 반영해 소폭 내림세로 출발, 1220원 레벨 테스트를 재개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나 외국계은행의 또 다른 딜러는 "국내 주식시장의 조정 압력이 재차 높아지면서 원ㆍ달러 환율이 이날도 1220원대 중반 부근을 맴돌 공산이 크다"며 "역외 참가자들이 무역분쟁 여파를 빌미로 달러화를 사들이고 은행권이 추격 매수에 가담할 경우, 전날에 이어 조정 장세를 이어갈 수 있다"고 판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