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화강세로 수출株 시장주도 역할 퇴색

입력 2009-09-15 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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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상 이익의 모멘텀 변화 가능성 대비해야

원달러 환율이 연일 하락(원화 강세)하면서 지난 8월 4일 기록한 직전 저점 달러당 1218.0원에 근접, 증시 상승을 이끌었던 수출 업종에 빨간 불이 켜졌다.

지난 14일 원달러 환율이 8거래일만에 상승했지만 여전히 글로벌 달러화 약세와 외국인 순매수 등 하락 재료들이 적지 않다.

일단 전문가들은 최근의 원달러 환율 상승 영향을 미미할 것이란 분석이 많다. 하지만 최근 지수 상승에 IT, 자동차 업종의 기여도가 컸던 만큼 환율변화에 따른 예상이익의 모멘텀 변화 가능성에 대비해야 한다는 지적 역시 설득력을 얻고 있다.

현대증권 류용석 연구원은 "증시 환경 변수와 관련해 시장을 본다면 달러화 약세와 함께 한은의 금리인상 시점이 앞당겨질 것이라는 컨센서스가 형성되면서 원화강세 압력이 지속되고 있다"고 분석한다.

류 연구원은 "이는 기존 주도주인 IT와 자동차의 차익실현 욕구 증대 지속과 함께 은행ㆍ백화점ㆍ음식료 등 내수섹터의 상대적 부각 및 기계ㆍ건설 등 산업재에 대한 가격 논리 부각을 의미한다는 점에서 투자가들의 추가적인 포트폴리오 재조정으로 연결될 것"으로 전망한다.

실제로 시장 참여자들의 이들 종목 선호도 역시 최근들어 줄고 있다. 지난 한 주의 시장 상황만 되돌아 봐도 이런 시장 변화는 쉽게 감지된다.

종합 주가지수가 연중 최고치를 경신하는 강세장이었지만 LG전자(9%), LG디스플레이(7%), 현대차(4%), 기아차(3%) 등 대형우량주를 포함한 수출株들은 일제히 내렸다. 같은 기간 서울외환시장 원달러 환율은 지난 2일 이후 7일 연속 하락세를 보였다.

이런 환율 흐름은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높지만 그 폭은 제한적일 것이란 분석이 많다. 최근 무역수지 흑자폭 축소 등으로 달러 공급이 감소하고 있고 미국 금리인상 및 경기회복 모멘텀 등으로 달러 강세 요인도 아직 남아있기 때문이다.

수출株들의 경우는 최근 급등세로 밸류에이션 부담에 직면, 투자자들로서는 덜 올랐던 업종들로 포트폴리오를 재구성하고자 하는 욕구가 거세져 있는 상황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환율 하락과 맞물려 수출株들은 한동안 약세를 보일 가능성이 높다.

반면 수출株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란 분석 역시 적지 않다.

하나대투증권 서동필 연구원은 "원화가 강세지만 엔화강세는 더 공격적이기 때문에 원화 강세만으로 수출 관련株를 부정적으로 볼 필요는 없다"며 "최근의 원달러 환율 수준은 이미 경험해본 레벨이 위치하고 있고 강세 정도가 예상보다 심하지 않기 때문에 걱정할 상황은 아니다"고 분석한다.

서 연구원은 "원화강세라는 변수에 너무 매달릴 상황은 아니다"며 "오히려 외환시장과 상품시장의 흐름은 주식시장에는 우호적으로 전개되고 있는 것으로 해석하는 것이 옳다"고 설명한다.

NH투자증권 김형렬 연구원 역시 비슷한 분석을 내놨다.

김 연구원은 "글로벌 경기 회복이 뒷받침 된다면 환율하락에 의한 가격전가 없이 수요회복에 의한 이익확보가 가능하다"며 "또 최근 환율하락 원인이 달러약세에 기인한다는 점에서 경쟁국 통화강세가 동일하게 진행되는 만큼 통화간 괴리가 축소되어 수출수요 감소에 미칠 충격은 크지 않아 보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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