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업계, 국내증시 중국보다 미국 증시에 더 영향 받아
지난 8월 한달간 20% 이상 급락하는 등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 중국발 쇼크에 국내는 물론 글로벌 증시가 홍역을 치루는 가운데, 중국발 악재를 과대평가하는 것는 경계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 속속 제기되고 있다.
지난달 31일 국내 증시는 7일만에 매도세로 전환한 외국인 매매와 장중 중국 증시가 5% 이상 급락한 영향에 1600선을 내주고 1590선으로 주저 앉았다.
여기에 중국 증시가 전일 낙폭을 확대해 6.74% 급락세로 장을 마쳤고, 미국 증시 역시 중국 증시 하락 여파로 조정을 받으면서 국내 증시의 조정이 전망되는 등 악순환의 고리가 형성되는 것 아닌가 하는 우려도 자아내고 있다.
하지만 증권업계에서는 국내 증시가 중국보다는 미국 증시 흐름을 따라가는 경향이 높고, 하반기 미국 경기회복에 의한 견인력이 기대된다는 점에서 중국발 악재를 과대평가하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고 한 목소리로 주장하고 있다.
일단 최근 급락세를 보이고 있는 중국 증시 급락이 추세적인 하락으로 보이지는 않으며, 국내 증시가 중국보다 미국 증시와 더 밀접한 상관 관계를 갖고 있다는 것이다.
유새롬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중국 증시가 유동성 축소 우려감과 금융업체들의 잇따른 증자 발표, 낮아진 정부정책 기대감에 투자심리 위축 및 수급 불균형이 지속되고 있어 추가적인 약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되지만, 추세적 하락을 초래할만한 정도는 아니다"라면서 "무엇보다도 중국은 글로벌 경제성장을 견인하며 빠른 경기회복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유 연구원에 따르면 중국 증시를 바라보는 우려 섞인 시각은 2004년 4월말 중국 정부의 고강도 긴축 정책에 따른 소위 '차이나쇼크'로 국내 증시가 약 20일만에 -20% 급락했던 학습효과에서 발생됐다는 것이다.
그후 중국발 악재로 국내 증시가 출렁이는 모습을 보일 때마다 '차이나쇼크'가 회자되면서 중국발 국내 증시 급락이 재현되지는 않는지 우려가 제기되곤 했는데, 중국 정부가 강력한 긴축을 실시했던 당시에 비해 현재는 통화정책의 미세조정을 밝혀 시장이 큰 충격을 받지는 않을 것이란 분석이다.
즉 지금 나타나는 낙폭이 큰 것은 통화정책 전환에 따른 유동성 축소 우려가 일부 반영되고 있기는 하지만, 이 외에도 올해 연초대비 91% 급등에 따른 되돌림 성격이 크다고 해석했다.
유 연구원은 이어 "국내증시는 장중에는 중국 증시의 영향을 받고 있으나 상관계수 분석을 통해 살펴보면 중국보다는 미국 증시 흐름과 더 밀접하게 동반하는 경향이 나타난다"며 "상반기 중국 경제의 회복이 글로벌 증시의 반등을 이끌었다면 하반기에는 미국 및 선진국의 경기회복이라는 모멘텀이 작용해 국내증시의 추가 상승을 이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명지 삼성증권 연구원도 "중국증시가 6% 이상 급락하면서 2800선이 붕괴돼 최근 3개월래 가장 낮은 수준까지 떨어졌다"면서 "갈길 바쁜 국내증시의 발목을 잡고 있는 형국이라 조금은 답답한 상황이지만 현재 한국증시는 중국 보다는 미국, 중국 증시 보다는 중국경제에 보다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어 지나치게 공포감을 가질 필요는 없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