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CD 수요 전망 좋지만 과잉설비 증가로 불확실성 증폭' 분석
업황 회복과 이익 급증 전망에 연초 대비 강한 상승 흐름을 보였던 LG디스플레이의 주가가 8월 들어서 주춤한 모습이다. 최근 국내 증시를 이끌고 있는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국내 대표 IT 강세와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LG디스플레이의 주가는 지난 7월21일 장중 3만7950원과 이달 14일 3만7200원을 기록한 이후 지지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LG디스플레이의 지난 24일 종가는 3만5350원으로 7월말 종가인 3만5450원과 비교할때 100원(0.29%) 하락했다.
LG디스플레이의 주가를 견인하던 외국인 매수세도 지난달 29일을 기점으로 주춤한 모습으로, 외국인은 7월29일부터 이달 24일까지 104만여주를 시장에 내다 팔았다.
반면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주가는 여전히 견조한 상승 흐름을 보이고 있다. 삼성전자는 같은 기간 5만9000원(8.15%), LG전자도 1만6500원(12.75%)이 올라 동기간 코스피지수 상승률인 3.53%(54.93p)를 상회했다.
증권업계는 LG디스플레이를 비롯한 LCD 주가의 상승탄력이 상대적으로 약한 이유로 과잉설비에 따른 업황 호조 지속의 불확실성과 LCD TV의 판매 악화 우려 등을 들었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점진적인 경기 회복에 따른 LCD 수요 증가 전망에도 불구하고 과거 대비 과잉설비 증가로 내년 LCD 업황 호조 지속에 대한 불확실성이 존재하고 있다"며 "유리기판 등 주요 부품의 공급부족이 해소될 경우 내년에는 유휴 캐파 가동, 설비 증설에 따른 공급 증가가 수요 증가 속도보다 빨라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박 연구원은 "또한 과거에는 LCD 공급부족 국면에도 TV 패널가격은 상승 폭은 크지 않았으나, 이번 LCD 업황 회복은 LCD TV 수요 호조가 견인하면서 TV 패널가격이 급등했다"며 "경기침체로 구매력이 약화된 상황에서는 세트업체의 가격 프로모션이 중요한 역할을 담당할 수 밖에 없는데, 패널가격 급등은 세트업체의 수익성 악화 및 가격 프로모션 축소를 야기해 LCD TV 판매가 약화될 우려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LG디스플레이의 3분기 영업이익이 1조원 수준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할 것으로 보여 주가 상승 모멘텀을 보유하고 있다"며 "다만 주가 또한 역사적으로 영업이익률 고점 이전에 주가가 고점을 형성했고, 4분기가 영업이익률 고점으로 추정됨에 따라 현 시점에서는 트레이딩 관점에서의 매수가 유효하다"고 덧붙였다.
최승훈 LIG투자증권 연구원도 "국내 IT업체들의 주가 강세에도 불구하고 LG디스플레이의 주가 약세는 8월 하반월 발표된 LCD 패널 가격이 당초 기대와 달리 플랫한 수준에 머물렀으며, 2010년 이후 LCD 패널 업계의 공급 과잉이 우려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꼽았다.
최 연구원은 "삼성전자를 비롯한 TV 업체들은 LED TV의 프로모션에 나설 것으로 예상되며, 이에 따라 기존 LCD TV의 동반 가격 하락이 예상된다"면서 "이는 결국 LCD TV의 수요 확대를 견인할 것으로 예상되고, 삼성전자의 2010년 LCD 패널 설비 투자 계획이 아직 확정되지 않아 2010년 공급 과잉 우려감 또한 희석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