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경영권 승계 논란 종지부…경영체제 변화 할까?

입력 2009-08-20 20:04수정 2009-08-21 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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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희 전 회장, 일선 복귀 촉각...이재용 전무 경영권 승계 가속도 전망 우세

지난 13년 동안 발목을 잡았던 삼성그룹의 경영권 승계를 둘러싼 법적 논란이 마무리 됐다.

20일 조준웅 특별검사가 고등법원의 이건희 전 회장의 파기환송심 결과에 대해 재상고를 하지 않기로 한데다, 또 삼성측도 재상고를 포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1996년 에버랜드 전환사채 저가 발행 의혹에서 시작된 삼성그룹 경영권 편법승계 논란이 일단락 됐다.

13년간 해묵은 과제를 마무리한 삼성그룹의 행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관심의 핵심은 이건희 전 회장의 거취와 이재용 삼성전자 전무의 경영권 승계가 가속화 될 것이냐는 것.

이 전 회장은 지난해 특검수사 결과가 발표된 뒤 공식적으로는 삼성그룹 경영에 일체 관여하지 않고 대주주의 지위만 유지하고 있다.

이 전 회장의 그룹 경영일선 복귀에 대한 기대감은 삼성 내부보다 외부에서 종종 언급됐다. 대표적인 사례가 올 초 김문수 경기 지사의 '이 전 회장의 복귀 필요성 제기 발언'이다.

김 지사는 한 인터뷰에서 공개적으로“경제가 어려울 때 한국 경제 대표선수인 이건희 회장이 뛰어주면 좋겠다”고 말하며 이 전 회장의 경영일선 복귀 필요성을 제기한 바 있다.

비록 이 전 회장이 삼성SDS 신주인수권부사채 저가 매입과 관련해 유죄 판결을 받기는 했지만 집행유예를 선고받아 경영일선에 복귀하는 데 법적인 걸림돌은 없다.

또 이 전 회장의 복귀는 지난해 각사 독립경영체제로 전환한 삼성에 구심점이 다시 필요한 것 아니냐는 주장과 함께 사라지지 않고 있다.

하지만 이 전 회장의 복귀는 사실상 어렵지 않겠냐는 분석도 적지 않다. 법적 걸림돌은 없다지만 이 전 회장이 지난해 4월 본인이 직접 경영쇄신안을 발표하면서 대국민 사과와 함께 퇴진 의사를 밝힌 만큼 일선 복귀의 명분이 약하기 때문이다.

이 전 회장이 경영일선 복귀를 검토한다고 하더라도 삼성이 지난해 경영쇄신안에서 발표한 지주사 전환과 순환출자구조 해소 등이 이뤄지는 시점에서야 가능할 것이란 전망도 있다.

당시 특검 수사로 직격탄을 맞은 삼성이 '총수 퇴진'이라는 최악의 카드로 국면 전환을 꾀한지,불과 1년4개월만에 다시 일선에 복귀한다면 부정적 여론의 역풍을 맞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지주회사 전환과 순환출자 해결에 대해 삼성측은 시간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삼성측은“지주사로 전환하는데는 비용이 약 20조원 넘게 필요하고,그룹 전체의 경영권이 위협받는 문제도 있다”고 밝히고 있다.

따라서 67세의 고령의 나이와 건강상태를 고려해 볼때 이 전 회장이 경영 일선에 복귀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게 일반적인 관측이다.

이 같은 상황을 감안해 볼때 오히려 이재용 전무의 경영권 승계작업이 예상보다 빨라질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무엇보다 올해 초 단행된 대규모 그룹 사장단 인사에서 최지성 삼성전자 사장 등 이 전무와 밀접한 관계에 있는 것으로 알려진 인사들이 대거 전진 배치되면서 이 전무 체제로의 변화가 이미 시작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올 초 인사에서 이 전무의 부사장 승진이 이뤄지지 않아 내년 인사를 기점으로 이 전무가 본격적인 경영권 승계에 나설 것으로 보고 있다. 여기에 지주회사 전환, 순환출자 해소 등에 3~4년은 걸릴 수밖에 없어 단계적으로 승계 과정이 진행될 것이란 관측이 많다.

이는 이 전무로의 경영권 승계가 이뤄진다고 해도 선대와는 다르게 이 전무가 그룹 전체를 집중력 있게 총괄하는 데에는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진단과 맥을 같이 한다.

1년 이상 삼성 계열사들의 독립경영 실험 결과, 경기침체에서도 선전하는 모습을 보여 긍정적인 평가가 나온 데다, 이 전무의 경영능력에 대한 충분한 검증이 필요하다는 분위기가 여전히 남아있기 때문이다.

삼성 한 관계자는“이재용 전무의 삼성이라는 그림이 머릿속에 쉽게 그려지지 않는다”며 이 전 회장 공백을 채우기 위해서는 시간이 더 필요함을 시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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