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회사 회생 위한 증자 등 풀어야 할 숙제 '첩첩산중'
코스피지수가 상승 탄력을 유지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두산중공업의 주가는 연일 하락세를 나타내고 있어 투자자들의 주의가 요구된다.
20일 오후 1시 37분 현재 코스피지수가 1% 넘게 상승하고 있지만 두산중공업은 오히려 2% 가까이 하락하며 4거래일 연속 하락하고 있다.
두산중공업의 주가는 산적한 악재로 인해 기관들이 연일 물량을 팔아치우고 있는 가운데 최근 10거래일 동안 무려 9일 연속 하락세를 멈추지 않고 있다.
두산중공업은 하반기 인도화력발전소, 신울진원자력발전소 등의 대규모 수주 모멘텀이 남아있음에도 불구하고 기관투자자의 매도가 지속돼 바닥을 향하는 듯 추락하고 있다.
두산중공업 주가 하락의 가장 큰 원인은 산업은행의 오버행(기관 대량 물량보유) 이슈이지만 그 외에도 문제들이 산적해 있다.
그 중 하나가 바로 자회사인 두산엔진이다.
두산엔진은 현재 자본 잠식 상태다. 두산엔진은 두산중공업이 지분율 51%를 가지고 있고, 그 외에 삼성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이 각각 30%, 20%선의 지분을 보유중인 선박의 엔진을 만드는 회사다.
최근 조선 선박 물량 수주가 거의 자취를 감춘 상황에서 두산엔진의 경우에도 당연히 실적이 개선될 여지가 크지 않다. 그나마 다행스런 점은 지난 2분기 두산엔진의 영업이익은 플러스 전환했다는 점이다. 하지만 당기순이익은 여전히 적자 행진 중이다.
이렇다 보니 증시에서는 자회사 회생을 위해 향후 어떤 방식으로든 최대 주주인 두산중공업이 증자에 나서야 되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우세하다.
한 증권사 에널리스트는 "두산중공업에 대해 실질적으로 긍정적인 코멘트를 할 수 있는 부문이 없다”며 아예 언급을 회피했다. 그만큼 증권업계에서 악재로 보고 있다는 반증인 것이다.
향후 실적 개선은 분명하지만 두산중공업의 최근 주가 하락의 원인은 실적이 아닌 두산그룹의 실질적인 최대주주측에서 풀어야 할 숙제들이 많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산업은행의 지분 매각의 경우에도 산업은행과 두산측이 의사 결정을 해야 할 사항이고, 두산엔진의 증자건 역시 두산의 최대 주주가 결단을 내려야 할 사안으로 애널리스트가 예측하고 판단할 수 있는 내용이 아니라는 것이다.
그만큼 두산중공업의 향후 주가는 종잡을 수가 없다는 설명이다.
한 증권사 펀드매니저는 “기업의 실적악화 만큼 싫어하는 것이 불확실성인데 현재 두산중공업의 경우 불확실성이 너무 많은 것이 가장 큰 악재중의 악재다”고 지적했다.
두산중공업측에 따르면 3분기 수주가 확실시 된다는 얘기는 많지만 실질적으로 수주가 확정된 것은 없다며 수주 진행 사항들이 구체적으로 나오면 그나마 수급이 개선될 여지가 있다는 정도의 발언만 하고 있다.
이처럼 산업은행의 오버행 이슈 이외에도 자회사의 증자 문제 등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가운데 여전히 두산중공업의 주가 향방은 오리무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