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란 의회(마즐리스)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공격에 대한 보복으로 호르무스해협을 봉쇄하기로 의결했다. 이에 따라 유가가 급등해 세계 경기에 타격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22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에 따르면 에스마일 쿠사리 의회 국가안보위원장은 “마즐리스가 호르무스해협을 봉쇄하기로 의결했다”며 “다만 최종 결정권은 최고국가안보회의(SNSC)에 달렸기 때문에 구속력이 없다”고 밝혔다.
봉쇄 실행은 SNSC의 최종 결정이 필요할 뿐만 아니라 최고지도자인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의 의지에 따라 좌우되는 부분이 크다. 하메네이는 지하벙커에 몸을 피신한 것으로 알려졌다.
호르무즈해협은 오만과 이란 사이에 있는 주요 해상 통로로, 세계 석유의 약 5분의 1이 지나가는 길목이다.
JP모건체이스는 호르무즈해협이 봉쇄되거나 중동 전역으로 충돌이 확산하는 경우 유가가 배럴당 130달러를 찍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유가가 130달러까지 상승한다면 이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도달한 수준을 넘어서는 것이다. 브렌트유 사상 최고가는 글로벌 금융 위기로 유가가 급락하기 직전인 2008년 7월에 기록한 147.50달러다. 이 경우 인플레이션 쇼크와 그에 따른 경기침체 등 세계 경기에 중대한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석유수출국기구(OPEC) 관리 출신의 호르헤 레온 라이스태드 지정학적 분석책임자는 “유가 급등이 예상된다”며 “이란이 직접 공격으로 대응하거나 지역 석유 인프라를 표적으로 삼는 극단적인 시나리오에서는 유가가 치솟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즉각적인 보복이 없더라도 시장은 지정학적 위험 프리미엄을 더 높게 책정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