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증자료 미달 땐 광고금지”…‘컨디션 1위’ 굳건한 숙취해소제 시장 재편되나

hy, 자사 원료 활용한 숙취해소제 ‘쿠퍼스 깨곰’ 출시⋯매출 100억 목표
식약처, 실증 검토 결과 ‘그래미 여명808’ 등 9개 제품 효과 불분명

▲hy가 5월 출시한 숙취해소제 '쿠퍼스 깨곰' (사진제공=hy)

국내 숙취해소제 일부 제품들이 효능을 입증하지 못해 퇴출 위기에 처한 가운데 빈틈을 노린 식품업계가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23일 식음료업계에 따르면 콜마홀딩스의 자회사 HK이노엔의 ‘컨디션’이 점유율 1위를 지키며 숙취해소제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이에 맞서 식품업체들도 제품 라인업을 늘리거나 신규 진출하는 등 숙취해소제 시장 잡기에 힘을 쏟고 있다.

hy(옛 한국야쿠르트)는 지난달 ‘쿠퍼스 깨곰’을 론칭하며 숙취해소제 시장 도전에 나섰다. 제품명은 ‘개운하다’를 뜻하는 경상도 방언 ‘깨곰하다’에서 착안했다. 깨곰은 hy가 직접 개발한 ‘아이스플랜트복합농축액’을 넣을 것이 특징이다. 인체적용시험 결과, 아이스플랜트농축액을 섭취한 경우 30분 만에 숙취해소 기능성이 발현됐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판매채널은 네이버스토어에서 온라인 판매를 시작해 6월부터 편의점까지 넓혔다. hy는 깨곰의 주요 타겟층을 20~30대 여성으로 잡았다. 또한 hy는 깨곰의 매출 목표를 연 100억 원으로 세웠다.

hy 관계자는 “자체 데이터 분석 결과 20~30대 소비자들이 숙취해소제를 술자리 콘텐츠로 소비하는 경향이 확인됐다”며 “2030대 여성 소비자들이 시장을 주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삼양사는 숙취해소제 ‘상쾌환’를 앞세워 1위인 HK이노엔의 컨디션을 바짝 추격하고 있다. 2013년 환 제형의 ‘상쾌환 환’을 선보인데 이어 스틱형 젤리 제품과 음료 제품을 각각 2019년, 2023년 출시했다.

올해 초에는 헬시플레저 트렌드를 반영해 제로슈거 제품을 내놓고 젊은 소비자 공략에 힘을 싣고 있다. ‘상쾌환 스틱 제로’ 2종으로 설탕의 대체 감미료인 ‘알룰로스’를 사용한 것이 특징이다. 지난해 1월에는 제로 칼로리 숙취해소음료 ‘상쾌환 부스터 제로’를 선보였다.

롯데칠성음료는 2019년 출시한 숙취해소음료 ‘깨수깡’을 선보이고 있다. 탄산과 제주 감귤과즙 등 7가지 제주산 원료를 넣은 것이 특징이다. 또한 숙취 해소 원료로 발명 특허를 받은 해조류 및 식물 복합 추출물이 주원료다. 롯데칠성은 깨수깡이 출시 반년 만에 300만캔이 판매되자 상품군을 확대하기 위해 2021년 환 제형의 ‘깨수깡 환’을 새로 내놨다.

이처럼 식품업체들이 숙취해소제 시장을 앞다퉈 공략하는 것은 성장성 때문이다. 업계는 국내 숙취해소제 시장 규모가 매년 성장해 현재 약 3500억 원 수준으로 추산하고 있다.

숙취해소제의 주요 판매처인 편의점에서도 관련 카테고리 매출이 늘어나고 있다. GS리테일이 운영하는 편의점 GS25와 BGF리테일이 운영하는 CU의 숙취해소제 상품군(음료·환·젤리) 매출은 전년보다 각각 4.8%, 16.6% 증가했다. 최근에는 음료뿐 아니라, 젤리와 환 종류의 상품 수가 늘어나는 추세다.

최근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가 숙취해소 효능을 입증하지 못한 제품에 대해 칼을 빼 들면서 시장에도 변화가 불고있다. 올해부터 숙취해소제 광고 시 인체적용시험 실증자료를 갖추도록 하면서다.

식약처에 따르면 숙취해소 표시·광고 식품에 대한 인체적용시험 실증자료 검토 결과 총 46개사 89품목 중 약 10%에 해당하는 9개 품목이 효과가 불분명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표적으로 ‘그래미 여명808’이다. 반면 컨디션, 깨수깡, 상쾌환 등 80개 품목은 실제 효능을 인정 받았다.

식약처는 10월말까지 실증자료가 객관성·타당성을 갖추지 못했다고 판단되는 품목에 대해서는 해당 제품의 숙취해소 표시·광고를 금지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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