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사 KT도 6% 상승...SKT는 -16%
SK텔레콤이 유가증권시장 시가총액 상위 10개 종목군에서 밀려날 위협에 처했다.
SK텔레콤은 시가총액 상위 10개 종목들 중에서 유일하게 연초와 비교해 주가가 하락했다. 이는 경쟁사인 KT와 비교해도 마찬가지로 KT는 약 6% 상승한 반면 SK텔레콤은 약 -16% 하락했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은 연초 20만9000원에서 올해 거래를 시작해 지난 12일 종가 기준 17만6500원을 기록해 연초 대비 -15.55% 주가가 떨어졌다.
지난해 국내증시의 위기 이후 실물경제 악화가 생각보다 빠르게 회복되면서 상대적으로 삼성전자와 현대차, KB금융, 신한지주 등에 외국인 매수세가 몰리면서 무섭게 치고 올라왔기 때문이다.
연초대비 상승폭이 가장 큰 현대차의 경우 연초 3만9500원에서 12일 종가 기준 9만400원까지 128.86% 급등했으며, 부동의 시가총액 1위인 삼성전자도 45만1000원에서 69만2300원으로 53.50% 올랐다.
전년대비 수주가 대폭 줄어들어 상승폭이 가장 낮았던 현대중공업도 연초대비 3.51% 올랐으며 경기방어주로 주가 변동폭이 크지 않은 한국전력도 8.45% 상승했다.
반면 지난해 국내 증시 하락에도 경기 방어주로서의 성격이 강했던 SK텔레콤은 타 종목들이 약세를 보였던 지난해 견조한 모습을 보였으나, 올해 실물경제 개선 기대감에 타 종목들이 상승하는 중에도 오히려 소외된 모습을 보였다.
이에 SK텔레콤의 시가총액 순위에서도 변동이 생겨 SK텔레콤의 시가총액 순위는 12일 현재 9위까지 밀려난 상황이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통신주의 경우 지수가 좋으면 상승에서 소외되는 모습은 당연한 것"이라면서 "하지만 올초 KT의 합병건과 관련해 SK텔레콤이 지나친 과열 경쟁을 펼친 것에 대해 국내 기관들이 실망했던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KT의 경우 KTF와의 합병건에 따라 중립적인 모습을 보였다면 SK텔레콤과 LG텔레콤이 이에 반발해 과열 경쟁을 펼친 면이 있었다는 것이다. 그 결과 SK텔레콤이 2분기에 분기 사상 최대의 마케팅 비용을 쓰는 등 KT가 변화하려는 모습에 기관들이 높은 점수를 줬다면, SK텔레콤은 큰 변화 없이 과열 경쟁을 주도해 시장의 관심을 잃었다는 설명이다.
이 관계자는 "여기에 올해 증시를 이끌고 있는 외국인들이 KT의 합병에 따른 불확실성에 상당수 정리했던 지분들을 최근 한달동안 순매수에 나서면서 KT는 연초대비 상승한 것이고, 그러한 움직임에 따라 SK텔레콤의 약세가 더해지게 된 것"이라고 밝혔다.
또 다른 관계자도 "SK텔레콤의 주가 하락은 통신주의 특성에서 찾아야 한다"며 "통신주의 경우 M&A와 같은 특별한 이슈가 없는 한 각 기업의 개별적인 기업가치에 평가받기 보다는 시장 상황에 따라 등락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고, 이러한 양상이 6~8년 동안 계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국내 통신시장의 경우 이미 큰 변화를 기대하기 어려울 정도로 포화가 된 상태로, 이에 따른 실적 변동폭 역시 크지가 않아 주가 역시 박스권에 갖혀 움직이는 모습들을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