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촌·구미시 18억 투입, 기념관ㆍ지역 관광 명소 재탄생
‘우이 양파 플래터’ 등 시그니처 메뉴, 1년여 개발 끝 완성
“구미와 함께 성장하는 브랜드가 되겠다”

경상북도 구미시 송정동 동아백화점 사거리. 대한민국 대로변 어디에나 흔한게 남색 거리 표지판인데, 이곳에서만큼은 갈색 표지판을 만날 수 있다. 갈색 표지판에는 '교촌 1991로'가 적혀 있다. 구미시가 이곳에서부터 520m가량을 교촌의 역사를 담은 명예거리로 지정한 것. 지방자치단체가 이 지역을 치킨 브랜드인 교촌 거리로 명명한 이유는 무엇일까.
이곳에는 지금의 교촌F&B(교촌)를 탄생시킨 '교촌치킨 1호점'이 있다. 1991년 아파트 앞 작은 점포에서 시작했던 '교촌통닭'은 성장을 거듭해 업계 톱 3 치킨 기업으로 우뚝 섰다. 단순한 치킨가게를 넘어 교촌 임직원과 가맹점주, 그리고 구미시민 모두에게 ‘정신적 고향’이 된 시작점을 기념하기 위해 교촌은 이곳 1호점을 리뉴얼해 브랜드 역사를 담은 ‘기념관’이자, 지역 관광 필수 코스로 재탄생시켰다.

교촌 관계자는 “1호점은 교촌의 시작이자 창업주 권원강 회장의 초심이 깃든 곳”이라며 “정직함과 고객에 대한 진심, 그리고 가족을 위한 절박함이 오늘날 교촌의 원칙이 됐다”고 강조했다.
이번 리뉴얼은 단순한 외관 정비뿐 아니라 공간 전체에 교촌의 브랜드 스토리와 철학을 녹이는 데 방점을 찍었다. 내부 인테리어는 10여 년 전 1호점 모습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해 방문객들에게 현재와 과거가 공존하는 특별한 경험을 제공한다.
특히 이곳에서만 맛볼 수 있는 ‘우이 양파 플래터’ 등 시그니처 메뉴는 1년여 연구 끝에 개발했다. 구미 산업시찰 관광객과 지역민들에게 새로운 미식 명소로 주목받고 있다.

1호점 리뉴얼과 함께 진행된 ‘교촌 1991 문화거리’ 프로젝트도 이색 관광 명소로 주목을 받고 있다. 1호점 매장 인근 450m 구간을 6개 구역, 10개 콘텐츠로 나눠 교촌의 창업 스토리와 지역 문화를 체험할 수 있도록 꾸몄다. 창업 당시 실제 사용했던 프라이드 배달차를 50% 크기로 재현한 포토존, 소스 바르기 체험존, 114 전화 홍보 에피소드 등 다양한 스토리텔링 콘텐츠가 설치됐다.
프로젝트 총괄을 맡은 임영환 교촌 전략스토어 팀장은 “교촌의 초심과 구미의 멋을 한 데 담아 지역민과 관광객 모두가 즐길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고자 했다”며 “기존 주민들의 안전과 편의도 최우선으로 고려해 바닥, 벤치, 조형물 등 환경 전반을 개선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프로젝트에는 총 18억 원(교촌 13억 원, 구미시 5억 원)이 투입됐다. 교촌은 구미시와의 협업을 통해 산업관광 활성화, 지역 청년 상생, 사회공헌 등 다양한 연계 프로그램도 함께 추진 중이다. 실제로 구미시 산업투어 프로그램에는 교촌 1호점 방문과 시식 체험이 필수 코스로 포함돼 있다.
리뉴얼 과정에서 인근 가맹점주들과의 협의도 원만히 이뤄졌다. 교촌 관계자는 “가맹점주들과 지속해서 소통하며 상생 프로모션을 이어가고 있다”고 밝혔다. 또 디자인과 공공디자인 심의 과정에서 구미시와의 이견 조율도 원활하게 진행돼, 지역민의 의견이 적극적으로 반영한 점도 긍정적으로 평가받고 있다.

교촌은 앞으로도 지역사회와의 상생을 최우선 가치로 삼겠다는 방침이다. 청년 후원, 지역 특산물(구미 메론 등)을 활용한 신메뉴 개발, 공원 플랫폼 구축 등 다양한 사회적 연대 활동을 이어갈 계획이다. 임 팀장은 “교촌의 시작과 초심을 잊지 않고, 구미와 함께 성장하는 브랜드가 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