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보니] 무상교육으로 신입 키운다…토스인슈 '보험설계사 양성소'

완전판매 위한 실무 역량 강화
사례 중심·롤플레잉으로 성과 ↑
수강생 90% 토스 설계사 전환
7월엔 서울·부산서 동시 개강

▲윤대호 토스인슈어런스 상품 전략 매니저가 서울시 구로구 토스인슈어런스 본사에서 알릴 의무에 대한 강의를 진행하고 있다. (김재은 기자 dove@)

"안구건조증으로 30개짜리 인공눈물 3박스를 처방받았다면, 이건 며칠분 처방일까요?"

"90일이요!"

"아니죠, 처방전을 봐야 해요"

교육장을 웃음으로 물들인 미니 퀴즈 하나. 가벼운 질문이지만 그 안엔 보험설계사에게 꼭 필요한 자세가 녹아 있다.

토스인슈어런스가 보험업계에 신선한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보험설계사를 무상으로 직접 양성하는 교육 프로그램을 통해 '제대로 된 보험 전문가'를 기르겠다는 시도다. 서울 구로구 토스인슈어런스 본사에서 열린 3기 교육 현장을 직접 찾았다.

"적고 외우는 수업은 그만"…몰입도 높은 교육 현장

토스인슈어런스의 교육장은 일반적인 보험 교육 현장과는 사뭇 달랐다. 중식은 물론 간식과 음료까지 제공되는 쾌적한 환경이 먼저 눈에 들어왔다.

수업은 노트에 적고 암기하는 시험 대비용이 아니라 실무 사례 중심의 설명을 듣고 수시로 질문을 던지는 분위기였다. 이날 교육 주제였던 '알릴 의무' 역시 이러한 방식으로 진행됐다. 관련 보험약관과 판례를 바탕으로 개념을 쉽게 풀어 설명하고 고객들이 자주 묻는 말에 어떻게 대응할지 실전 노하우도 함께 공유했다. 퀴즈를 곁들여 집중도를 높이고 강사와 수강생이 즉각적으로 소통하는 열린 방식이 인상적이다. 교육을 총괄하는 권주예 토스인슈어런스 트레이닝팀 리더는 "설계사 시험을 위한 공부가 아니라 실전 판매와 계약 유지에 필요한 진짜 공부가 중요하다"고 했다.

수강생 대부분은 30대 전후의 MZ세대. 토스를 자주 이용하는 세대다 보니 "토스라는 브랜드를 믿고 함께해보고 싶었다"는 반응이 많았다. 보험 자체를 알아보고 싶다는 이유로 가볍게 참여한 이들도 있다. 실제로 1기 교육생 중 한 명은 암 진단 후 보험의 가치를 실감해 더 깊이 배우고 싶어 교육에 참여했다. 그는 수업을 들으며 보험의 매력에 빠져 기존 직업인 영어 강사를 그만두고 설계사로 전향해 현재 활발히 활동 중이다.

▲서울시 구로구 토스인슈어런스 본사에서 알릴 의무에 대한 강의가 진행되고 있다. (김재은 기자 dove@)

"교육만으로도 차별화…진짜 실무를 배운다"

이 프로그램의 가장 큰 특징은 '전액 무상'이라는 점이다. 중식과 교육비가 모두 무료이며 수료 후에는 실제 토스인슈어런스의 설계사로 활동할 수 있는 길도 열린다. 2주간의 오프라인 집중교육을 수료하면 약 90% 이상이 토스인슈어런스 설계사 위촉으로 이어진다.

권 리더는 "보험 시장에서는 경력직 위주 리크루팅이 일반적이고 교육 기간만큼 영업할 수 있는 시간이 줄어들어 신입 교육을 부담스러워한다"면서 "그러나 체계적 교육 없이 현장에 바로 투입되면 결국 성과를 내지 못하거나 불완전판매 등 고객의 불편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진심으로 보험을 공부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며 "실무자들이 경험으로 느낀 사례들을 중심으로 교안을 짰다"고 말했다.

그는 "신입 설계사들만 만족하는 것이 아니라, 함께 일하는 팀에서도 '교육받은 사람은 확실히 다르다'는 피드백이 이어지고 있다"며 자부심을 드러내기도 했다.

"전문가가 필요해…'보험 사관학교'로 키우겠다"

▲윤대호 토스인슈어런스 상품 전략 매니저가 서울시 구로구 토스인슈어런스 본사에서 알릴 의무에 대한 강의를 진행하고 있다. (김재은 기자 dove@)

교육의 최종 목표는 단순히 상품을 파는 설계사를 넘어 고객에게 객관적인 정보를 제공할 수 있는 전문가를 키우는 것이다. 수수료 중심의 판매가 아니라 완전판매와 전문성에 중점을 둔다. 설계사 자신을 지키고 고객도 만족시킬 수 있어야 오래, 잘 영업할 수 있기 때문이다.

교육 후반에는 상품 판매 롤플레잉을 하고 이를 녹음해 서로 피드백을 주고받는 수업도 진행한다. 고객 입장에서 부담스러운 표현은 없는지, 오해할 수 있는 설명은 어떻게 바꿀 수 있을지 되돌아보는 것이다. 수강생 간의 평가가 오가는 이 시간은 '잔인한 과정'이지만 현장 적응력을 키우는 데 큰 효과가 있다는 설명이다.

토스인슈어런스는 이 프로그램을 꾸준히 발전시켜 ‘보험 사관학교’로 자리매김하겠다는 꿈을 키워가고 있다. 이에 현장에 투입된 수강생들과 그들이 속한 팀의 피드백을 바탕으로 교육 내용을 지속해서 개선하고 있다. 기존 2주간의 집중교육은 1주일로 단축하는 대신 △0개월 차 △3개월 차 △6개월 차 등 단계별 후속 교육을 도입해 설계사의 역량을 장기적으로 강화할 방침이다. 지금까지 1기는 서울, 2기는 전주, 3기는 다시 서울에서 진행됐으며 다음 달에는 서울과 부산에서 동시에 교육이 열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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