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지시 부작용 심각 3년간 더 운영뒤 재검토키로
공정거래위원회가 오는 8월 23일부로 규제 일몰에 따라 존폐냐를 놓고 논란에 휩싸였던 '신문고시'가 존폐 논란 끝에 유지하기로 12일 최종 결론지었다.
공정위는 이번에 폐지 대신 3년 후인 2012년 8월 22일까지 신문고시를 더 운영한 뒤 폐지 여부를 재검토한다는 방침이다.
공정위는 이날 정호열 위원장 주재로 전원회의를 열어 신문고시에 대해 최근 5년간 개정하지 않은 각종 훈령.예규. 규칙을 정비한다는 정부 계획에 따라 이날 신문고시를 심의해 일단 폐지한 뒤 곧바로 다시 살려 3년간 운영하기로 결정했다.
신문고시는 지난 1996년 신문사 지국간 살해사건을 계기로 시장의 혼탁과 도를 넘는 과잉 경쟁을 막기 위해 1997년 1월 1일부터 제정 시행된 후 지난 1999년 규제완화 논리에 따라 폐지됐다가 2001년 부활했다. 공정위는 신문고시 위반 행위에 대해 신문협회가 자율적으로 처리하도록 하다가 2003년 5월 고시를 개정해 직접 제재하는 방식으로 바꿨다.
현행법상 유료 신문대금의 20%를 넘는 무가지와 경품 제공을 금지하고 있으며 신고에 의해 신고자에게는 포상금이 지급되고 있다. 신문고시는 부당한 고객유인행위를 금지하는 공정거래법 23조에 근거하고 있다. 신고자에 대한 포상금액 수는 평균 50만~60만원 수준으로 신문사 지국이 제공하는 경품 보다는 많은 수준으로 지급되고 있다고 공정위는 전했다.
이날 공정위 한철수 시장감시국장은 "무가지와 경품 등 시장 혼탁에 따라 신문고시를 당장 폐지할 수는 없는 상황"이라며 "가장 많이 문제가 되고 있는 것이 무과지 경품제공이다. 흔히 자전거일보라고 칭하는 자전거, 상품권 같은 현재 시장에서 경품제공 관행이 사라진다면 그때에는 신문고시를 폐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공정위는 2005년 1월부터 올해 6월까지 신문고시 위반과 관련, 1290건의 시정명령을 하고 16억900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올해는 상반기 중 신문고시 위반과 관련 올 상반기 접수된 건수는 185건이었고 이중 193건에 대한 경고이상 처분했다. 상반기 과징금액수는 210만원이었다.
공정위는 또한 신문고시에 대해선 규제 완화라는 글로벌 스탠다드와는 부합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한철수 국장은 "신문고시를 폐지하는 것이 규제완화란 글로벌 스탠다드를 감안할 때 바람직하다는 것과 관련 꼭 그러한 것만은 아니다"라며 "전세계에서 신문고시를 운영하는 나라는 한국과 일본만이다. 한국과 일본은 가정배달이 주류이지만 다른 나라에서는 가판이 주류"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러한 가정배달이라는 상황에 따라 한국과 일본은 무가지 경품 제공 등에 취약할 수 밖에 없는 시장구조"라며 "이에따라 신문고시가 운영되고 있는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날 공정위의 결정이 있기 전까지 신문사와 언론단체, 정치권에서는 신문고시가 신문시장의 경쟁 질서를 바로잡고 소비자 보호를 위해 필요하다는 의견과 과도한 규제로 정부에 비판적인 신문을 길들이는 수단으로 이용하고 있다는 주장으로 팽팽히 맞서온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