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삭제된 영상, 날아온 고소장, 폐쇄 위기 채널. JTBC와의 분쟁이라는 거대한 분쟁 앞에서 되레 불붙은 야구. ‘불꽃야구’라는 이름이 되려 절묘한 상황인데요. 위기 상황 속에서도 ‘불꽃야구’는 의외의 기회를 맞이하고 있습니다. 대전시와 SBS플러스가 손을 내민 거죠.
‘불꽃야구’는 처음부터 평탄치 않았습니다. 기존 JTBC ‘최강야구’를 만들었던 스튜디오C1이 분쟁 이후 독립해 만든 ‘불꽃야구’는 JTBC 측의 거센 반발에 직면했습니다. JTBC는 “포맷 도용과 저작권 침해”를 주장하며 스튜디오C1과 장시원 PD를 상대로 형사고소를 포함한 강경 대응에 나섰습니다.

실제로 유튜브에 올라왔던 1~5화는 JTBC, 제이티비씨중앙 주식회사, 스튜디오아예중앙 주식회사의 저작권 침해 신고로 모두 비공개 처리됐는데요. 유튜브 측은 신고를 받아들였고 스튜디오C1의 이의제기에도 영상은 한 달 가까이 복구되지 않고 있죠. 이대로라면 유튜브 커뮤니티 가이드 위반 누적으로 채널 자체가 폐쇄될 수 있는 상황에 놓였습니다.
‘불꽃야구’는 JTBC와의 분쟁으로 방송 플랫폼을 찾지 못하며 유튜브를 통해 공개됐는데요. 그렇기에 확실한 수입 기반이 약했죠. 안정적인 수익 구조 없이 대규모 제작비를 감당하기는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인데요. 그렇기에 광고 없이, 방송국 없이, 불안정한 구조에서 시작된 콘텐츠가 어디까지 갈 수 있을까에 대한 회의론이 제기됐죠.
이 불안함에도 불꽃야구는 엄청난 지지를 받았는데요. ‘최강야구’부터 이어져 온 장시원 단장과 김성근 감독이 이끄는 야구단을 전폭적으로 응원하는 팬들 덕분이었죠. ‘불꽃야구’ 첫 직관 경기였던 고척 스카이돔은 무려 1만7000석 전석이 티켓 오픈 10분 만에 매진됐습니다. 유튜브 라이브 방송에선 600만 원이 넘는 슈퍼챗(시청자가 채널 게시자에게 제공하는 후원금)이 쏟아졌는데요. 이는 실시간 유튜브 수익 통계 사이트 '플레이보드' 기준, 당시 실시간 슈퍼챗 수익 1위 기록입니다.
일부 보도에 따르면 첫 주차 유튜브 채널 수익은 약 수천만 원 규모로 추정되는데요. 이는 광고 수익과 조회수 기반 수익, 슈퍼챗 등을 모두 합산한 추측 결과입니다. 분석 플랫폼 눅스인플루언서에 따르면 불꽃야구 채널의 월간 추정 수익은 약 2500만 원 수준으로 추정됐죠.
실제로 ‘불꽃야구’ 유튜브 콘텐츠 댓글창은 슈퍼챗 후원이 가득합니다. 이들은 “시청료를 이렇게 냅니다”라며 1000원부터 크게는 100만 원에 이르는 후원을 이어갔죠. 일부 팬들은 아예 청원을 시작하며 ‘불꽃야구 보호 운동’을 펼치고 있는데요. 플랫폼이 막히자 팬들이 스스로 플랫폼이 된 셈입니다.

이 넘치는 팬들의 응원이 닿은 걸까요? 새로운 조력자들이 나타났는데요. 먼저 전용구장의 등장입니다. 스튜디오C1은 지난달 29일 대전시청에서 대전광역시, 스포츠 ESG기업 ㈜국대와 함께 ‘불꽃야구 유치 및 전용구장 운영’을 위한 3자 업무협약(MOU)을 체결했습니다. 협약에 따라 리모델링 공백기를 맞은 한밭야구장은 불꽃야구의 전용구장으로 탈바꿈하고 대전시는 구장 대관과 행정적 지원을 맡은 건데요. 스튜디오C1은 콘텐츠 제작과 함께 대전시 홍보에 나서며 ㈜국대는 현장 운영 전반을 총괄하게 됐죠.
한밭야구장은 과거 한화이글스의 홈구장이었으나, 대전 한화생명볼파크(신구장) 개장 이후 공백 상태였던 곳인데요. 고척 직관 매진 등 팬 반응이 지역 협약 논의에 긍정적 배경이 됐다는 해석도 나왔죠. 한밭야구장 전용구장 소식에 팬들은 “이제 대전은 무려 야구 2구단을 보유한 도시”라는 자부심을 표출했습니다.


그리고 드디어 방송국도 움직였는데요. 22일 고척돔에서 펼쳐질 직관전인 인하대와의 경기가 SBS플러스(SBS Plus)를 통해 TV로 생중계됩니다. 이는 ‘불꽃야구’ 최초의 실시간 중계인데요. 앞서 ‘최강야구’에서도 한 번도 시도되지 않았던 포맷입니다. 스튜디오C1은 직관전 라이브 방송 소식을 9일 ‘불꽃야구’ 6화 방송 말미 공개했는데요.
이어 SBS플러스도 공식 유튜브 채널을 통해 이를 공표했습니다. 기존 예능프로그램 ‘나는 SOLO(나는 솔로)’ 등을 제외하면 자체 콘텐츠가 없던 SBS플러스의 색다른 시도죠. “때가 되었습니다. SBS플러스의 새로운 도전”이라는 인트로가 사뭇 비장한데요. 저작권 논란이 해결되지 않은 프로그램과 지상파 산하 채널이 협업한다는 점은 상당히 이례적입니다. 특히 JTBC가 추후 ‘불꽃야구’와의 협업 방송사도 법적 대응을 예고한 상황이기에 더 놀랍죠. SBS플러스 측은 “다수의 시청자가 관심을 두고 열광하는 콘텐츠를 서비스한다”며 “시청자들에게는 좋은 프로그램을 즐길 수 있는 권리가 있고 이에 성실히 응하고자 한다”고 밝혔는데요. SBS플러스는 이를 다른 프로 스포츠 경기와 동일하게 접근해 시청자들에게 하나의 정식 스포츠 경기로 다가갈 계획이라고 덧붙였죠.
팬들은 당연히 환호했는데요. “갓SBS”, “사랑해요 SBS플러스”, “SBS플러스 채널 번호 공유”라고 외치며 SBS플러스 유튜브 채널까지 구독했다는 인증샷을 올리고 있죠. 특히 SBS가 넷플릭스와 콘텐츠 제휴 파트너십을 체결한 만큼 ‘불꽃야구’ 넷플릭스 방송도 언급되며 팬들의 행복 회로가 풍부해졌습니다.


그러나 이런 호재에도 불구하고 ‘불꽃야구’를 둘러싼 법적 분쟁은 별개의 문제인데요. JTBC는 이 사안을 콘텐츠 생태계 전체를 흔들 수 있는 일로 보고 있죠. 고소도 한두 건이 아닙니다. 형사고소, 민사소송, 저작권 침해, 부정경쟁, 심지어 업무상 배임 혐의까지 총출동했죠.
스튜디오C1 측도 “불꽃야구는 JTBC와는 완전히 별개의 독립 콘텐츠이며, 야구라는 스포츠는 누구에게나 열려 있는 공공 소재다. 기획과 구성은 전혀 다르다”라고 단박에 나섰지만 현재로써는 법정 공방의 끝을 기다려볼 수밖에 없죠. 그러나 법적 분쟁은 형사·민사 병합으로 장기화될 조짐입니다.
5화까지 비공개된 ‘불꽃야구’는 앞으로의 방송도 비공개될 가능성이 큰데요. 악재와 호재 속 ‘불꽃야구’는 성공적인 시즌 마무리를 할 수 있을까요? 그래도 타오르는 불꽃이 될까요? 모든 궁금증의 답이 기다려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