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본선 탈락에도 행복회로 돌리는 중국

▲2013년 11월 19일, 중국 북서부 산시성 시안에서 열린 아시아축구연맹(AFC) 컵 C조 예선 중국과 사우디아라비아의 경기에서 중국 축구 팬들이 ‘중국몽(中國夢), 축구몽(足球夢)’이라는 문구가 적힌 글씨를 들고 있다. (AP/연합뉴스)

(EPA/연합뉴스)

늘어난 시드에 희망을 품었던 중국의 기대는 여지없이 무너졌다. '2026 북중미 월드컵' 본선 진출이 좌절된 중국을 두고 자성의 목소리가 나오는 가운데 '행복회로' 움직임도 포착됐다. 성적이 아닌 정치력으로 본선행 티켓을 얻을 수 있다는 일말의 기대가 퍼지고 있다.

브란코 이반코비치 감독이 이끄는 중국 대표팀은 5일(현지시간)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열린 '2026 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C조 9차전에서 인도네시아에 0-1로 패하며 조기 탈락이 확정됐다.

이날 패배로 승점 6점에 머물게 된 중국은 최종전을 남겨둔 시점에서 플레이오프 진출 마지노선인 4위 인도네시아(승점 12)를 따라잡을 수 없게 됐다.

이번 대회 아시아에 배정된 티켓 수는 기존보다 늘어난 8.5장. 기회는 늘어났지만 중국은 그 문턱도 넘지 못한 채 '2002 한·일 월드컵' 이후 6회 연속 예선 탈락이라는 초라한 성적표를 받아들였다.

중국 축구계는 격앙됐다. 중국 매체 ‘소후’는 “역사상 가장 약한 대표팀”이라는 혹평과 함께 경기 후 그라운드에서 고개 숙인 선수들의 장면을 보도했다. 더 뼈아픈 비교도 있다. ‘소후닷컴’은 인구 3700만 명의 우즈베키스탄이 본선 진출에 성공한 사실을 부각하며, 인구 14억의 중국이 월드컵 본선에 단 한 차례(2002년)밖에 진출하지 못한 현실을 “매우 수치스럽다”고 자성했다.

우즈베키스탄은 5승 3무 1패, 조 2위를 기록하며 조기 본선행을 확정지었다. 이는 7번째 도전 만에 이뤄낸 쾌거였다. 소후닷컴은 “우즈벡은 팀워크가 강했고 유소년 시스템도 탄탄했다”며 “중국은 반성하고 재정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런 가운데 현실을 자각하지 못하는 중국 매체의 보도도 쏟아졌다. ‘수호’는 “중국은 한때 한국, 일본과 함께 동아시아 3강으로 불렸다”는 주장을 내놓으면서 일본과 한국 팬들이 황당함을 내비쳤다.

또 하나의 터무니없는 희망은 FIFA 와일드카드 초청설이다. 중국 매체 ‘건거 스포츠’는 “공식 루트는 아니지만, 일부 팬들 사이에서 FIFA 회장 잔니 인판티노가 중국 대표팀을 언급한 것을 근거로 ‘중국이 본선에 초청될 수 있다’는 이야기가 돌고 있다”고 전했다.

이유는 ‘돈’이다. 보도에 따르면 인판티노 회장은 “중국은 월드컵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주요 스폰서 다수가 중국 기업”이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근거로 일부 팬들은 “FIFA가 후원을 유치하기 위해 중국을 예외적으로 초청할 수도 있다”는 행복회로를 가동 중이다.

한편,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은 6일 원정경기에서 이라크를 2-0으로 물리치며 11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을 확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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