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내 민주주의 무너져” “분열되면 안돼”...반성 속출한 국힘 해단식

▲김용태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권성동 원내대표가 4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제21대 대통령선거 국민의힘 중앙선거대책위원회 해단식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 (공동취재) 2025.06.02. (뉴시스)

4일 대선에서 패배한 국민의힘의 중앙선거대책위원회 해단식에서는 “당내 민주주의가 무너졌다”, “보수가 분열되면 안 된다”, “더불어민주당이 하는 것을 (보고) 배워야 한다”, “해체하는 심정으로 다시 시작해야 한다”라는 등 반성의 목소리가 쏟아져 나왔다.

김문수 전 대선 후보는 이날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열린 당 선대위 해단식에서 “제가 너무나 큰 역사적인 죄를 지은 것 같다. 왜 이렇게 됐을까 깊이 생각해봤는데, 우리 당이 지금 민주주의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와 신념, 그것을 지키기 위한 투철한 사명이 없기 때문”이라면서 “그것이 계엄이라는 상상할 수 없는 일로 나타났다. 우리 당이 계엄을 했던 대통령을 뽑았고, 대통령의 뜻이 당에 일방적으로 많이 관철된 것에 대해서 깊은 자성이 필요하다”고 했다. 수평적 당정관계를 구축하지 못했던 점을 지적한 것으로 보인다.

김 전 후보는 또 “우리 당내 민주주의가 무너졌다. 우리가 어떤 사람을 당 대표로 뽑느냐, 또는 누구를 우리가 공직 후보자로 뽑느냐(에서) 민주주의가 완전히 사라져버렸다”며 “삼척동자가 보더라도 말이 안 되는 방식으로 공직 후보를 뽑지 않았나”라고 반문했다. 한덕수 전 국무총리로 후보 단일화를 시도했던 당 지도부를 겨냥한 것으로 해석된다. 그러면서 “민주주의가 아직 숨을 못 쉰다는 점에서 깊은 성찰과 개혁이 필요하다”고 했다.

김용태 비대위원장은 “국민 전체를 아우르는 대중정당으로, 미래를 말하는 합리적 보수로 환골탈태해야 한다”며 당의 강도 높은 쇄신이 필요하다고 했다. 그는 “이번 선거로 보여주신 다수 국민의 열망을 외면한다면 우리는 내년 지방선거, 다음 총선에서도 같은 성적표를 받을 것”이라며 “그런 점에서 오늘 해단식은 새로운 시작이다. 무너진 보수를 다시 일으켜 세우는 출정식”이라고 했다.

공동선대위원장들도 제각각 패배의 원인을 말했다. 권성동 원내대표는 “여러 가지 패인이 있겠지만, 저는 우리 당이 공동체 의식을 회복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며 “나와 생각이 다르다는 이유로 이런저런 요구를 하면서 적이 아닌 내부를 향해 싸우는 모습은 절대적으로 사라져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분열, 분열’ 말로만 하지 말고 민주당이 하는 것을 (보고) 배워야 한다”고 했다.

권 원내대표는 “이재명 후보가 도덕적·인격적으로 얼마나 결함이 많나. 법적 리스크가 얼마나 많냐”라면서 “그런데도 후보로 선정하고 후보의 당선을 위해 잡음 하나 없이 뛰는 모습을 우리가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할 것”이라고 했다. 이를 두고 윤석열 전 대통령 탈당, 보수 후보 단일화 등을 놓고 갈등을 빚어온 한동훈 전 대표를 비롯한 친한(친한동훈)계를 겨냥한 것이란 해석이 나왔다.

나경원 의원은 “더불어민주당의 일방적인 독재 행태는 계속될 것이다. 이 가운데서 우리가 야당으로서 존재 의미는 과연 무엇인가부터 시작해야 할 것”이라며 “더 처절하게 더 치열하게 국민의 마음을 받들고 또 야당으로서 해야 할 역할을 해야 하지 않나 싶다. 저는 우리 당의 정체성과 전투력을 강화하는 것부터 필요하다”고 했다.

주호영 의원은 “선거에 이기면 이긴 이유는 하나인데, 지면 진 이유는 수십 가지다. 그걸 놓고 우리끼리 다시 갈등하고 분열하는 일이 안 생겼으면 좋겠다”며 “제발 집 태워 먹고 옷 줍는 싸움하는 모습으로 국민에게 안 보였으면 좋겠고, 원만히 지도 체제를 정비하고 수습해가는 과정부터 새롭게 시작해야 한다”고 했다.

조경태 의원은 “이길 수 있는 선거를 졌다는 그런 분노와 화남이 있다”며 “결정적인 것은 보수의 분열이다.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가 쫓겨나지 않았으면 저는 이런 어려운 상황은 없었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우리 스스로가 다름을 인정하지 않는 민주주의를 이야기하는 것은 대단히 잘못됐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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