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 팔수록 건전성 떨어진다"…작년 말 지급여력비율 206.7%

(사진제공=금융감독원)

올해 3월 말 보험사의 지급여력(K-ICS) 비율이 206.7%로 나타났다. 생명보험·손해보험 업권 모두 수치가 악화하며 3개월 만에 10%포인트(p) 넘게 떨어졌다. 금리하락세가 이어지면서 자본부담이 더욱 커지고 있는 모습이다.

15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작년 말 보험사 K-ICS비율은 206.7%로 전분기 말 대비 11.6%p 하락했다. 생명보험사는 203.4%로 8.3%p의 하락폭을 기록했고, 손해보험사는 211.0%로 16.0%p 떨어졌다.

경과조치 적용 전 K-ICS 비율은 200%을 하회하는 191.3%에 불과했다. 3개월 전 대비 11.4%p 하락한 수치다. 생보사는 182.7% 손보사는 203.2%로 집계됐다.

이처럼 K-ICS 비율이 크게 떨어진 것은 금리하락에 따라 보험부채가 늘고 결산배당으로 인해 가용자본이 줄어든 탓이다. K-ICS 가용자본은 248조1000억 원으로 이는 전분기 말 대비 10조8000억 원 감소한 수치다. 최근 금리 하락 등으로 만기가 긴 보험부채 듀레이션이 자산 듀레이션보다 크게 늘어나며 마이너스(-) 듀레이션 갭이 나타나기도 했다. 이는 부채평가액 변동이 자산평가액 변동보다 크다는 의미다.

특정 상품을 판매할수록 K-ICS비율이 하락하는 것도 문제다. 금감원 관계자는 "단기실적을 높이기 위해 보험계약마진(CSM)을 확보할 수 있는 무·저해지 건강보험 등 장기보장성 상품을 판매하면 요구자본이 늘어나며 K-ICS비율이 하락하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이같은 보장성보험 판매 확대로 인해 장해·질병위험액이 2조8000억 원 늘어나면서 요구자본이 증가하기도 했다. K-ICS 요구자본은 120조 원으로 1조4000억원 늘었다. 투자자산 확대로 관련 위험액이 커진 것도 영향을 끼쳤다.

금감원은 금리변동 관리를 위한 자산·부채 종합관리(ALM) 정교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기준금리 인하, 경기 둔화 우려 등으로 시장금리도 하락하고 있어 ALM의 중요성이 커졌다"며 "만기가 긴 상품 판매를 확대하면 ALM 관리가 어려워 지는 만큼 금리 민감도를 고려해 관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자본확충을 통한 가용자본 확보는 제한적인 만큼 상품개발과 영업 정책 수립 시점부터 노출된 리스크를 고려한 의사결정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금감원은 향후 회사별 듀레이션 현황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고 회사별 취약 부문 대응방안을 마련토록 할 계획이다.

이세훈 금감원 수석부원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보험산업은 포화상태로 영업이익을 내기가 어려워 단기 이익으로 자본을 확충해 나가야하는데 확보가 안되는 상황이고 금리 평가 손실 등 미리 대비하지 못한 부분에서 문제가 있다"며 "CSM을 확보할 수 있는 장기 보장성 상품 위주로 판매 경쟁을 하면서 자본확충의 '부메랑'이 됐다고 인식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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