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ㆍ현대, 지난해보다 1분기 영업익 감소
1분기 내내 소비심리 ‘비관적’⋯의류 판매도 저조
체질 개선ㆍ해외 사업 등 통해 반전 기회 모색

국내 백화점업계가 1분기 우울한 실적 성적표를 받았다. 주요 3사 모두 지난해보다 매출이 제자리걸음을 걸으며 외형 성장이 다소 정체한 모습을 보였다. 주력 품목인 의류 상품에 대한 주도권이 온라인으로 넘어가는 추세인 가운데, 백화점들은 체질 개선과 해외 사업 등에서 실적 반등의 기회를 찾는다는 방침이다.
13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신세계·현대백화점은 1분기 영업이익이 모두 지난해보다 감소했다. 같은 기간 롯데백화점은 영업이익이 늘었지만, 매출이 전년 동기와 비슷한 점을 고려할 때 지난해 희망퇴직으로 인한 비용 절감 효과로 풀이된다.
이날 실적을 발표한 신세계의 경우 백화점 사업 매출은 6590억 원, 영업이익 1079억 원을 기록했다. 지난해보다 각각 0.8% 5.1% 줄어든 수준이다. 경기 침체와 소비 심리 위축으로 매출이 성장하지 못한 가운데 본점 재단장, 강남점에 식료품 전문매장 ‘신세계마켓’ 등을 열며 투자를 늘렸다. 이에 따라 감가상각 비용이 늘면서 수익성이 다소 악화한 것으로 보인다. 현대백화점도 1분기 매출이 5890억 원으로 전년보다 0.8% 줄었고, 영업이익도 972억 원으로 5.7% 감소했다.
반면 롯데백화점은 백화점 3사 중 유일하게 1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보다 늘었다. 1분기 영업이익은 1279억 원으로 전년 동기와 비교하면 39% 증가했다. 다만 매출은 7753억 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1.4% 감소하면서 실질적인 성장보다는 지난해 1분기 희망퇴직을 단행한 데 따른 비용이 줄어든 결과로 해석된다.
국내 백화점들은 1분기 소비 부진이 이어지면서 성장곡선을 그리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5년 3월 소비자 동향조사’에 따르면 3월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93.4로 전월보다 1.8포인트(p) 하락했다. 이는 올해 1월(91.2) 이후 최저치였다. 2월 지수도 95.2에 그치며 1분기 내내 암울했다. CCSI는 소비자의 경제 상황에 대한 심리를 종합적으로 나타내는 심리지표로, 100보다 크면 낙관적임을, 100보다 작으면 비관적임을 의미한다.
여기에 백화점 판매 상품 중 수익성이 높은 의류 판매가 부진했던 점도 영업이익 감소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고물가와 이상기후로 패딩 등 겨울 의류는 물론, 짧은 봄으로 간절기 의류 소비도 전반적으로 줄었기 때문이다. 산업통상자원부 3월 국내 주요 유통업체 매출 동향에 따르면 오프라인 유통채널 매출에서 패션·잡화 상품 판매는 4.8% 줄었다.
백화점 업계는 장기화한 내수 부진을 타개하기 위해 해외 사업과 체질 개선을 통해 돌파구를 찾는다는 방침이다. 롯데백화점은 성장세인 베트남과 인도네시아 사업에 더욱 주력하고, 신세계백화점은 점포 재단장과 식품 콘텐츠 강화를 통해 차별화를 꾀할 방침이다. 현대백화점의 경우 자회사 실적 개선과 함께 패션 매출을 늘리기 위해 주요 패션 협력사 15개 사와 자사 패션 바이어로 구성한 ‘기후변화 태스크포스(TF)’도 올해 본격적으로 가동한다.
신세계 관계자는 “4월 초 선보인 본점 ‘더 헤리티지’ 개관과 ‘디 에스테이트’의 럭셔리 브랜드 확대, 전 점을 아우르는 트렌디한 팝업스토어 유치를 통해 많은 고객을 모으겠다”며 “앞으로 체질 개선을 통해 내실 있는 성장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