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Q 영업이익률 20% 내외 달성...'중국특수' 제한적 및 중동 물량 공세로 어려움 예상
상반기를 마친 석유화학업계의 성적표가 속속 공개되고 있다. 중국의 경기부양책 등 중국발(發) 훈풍으로 '꿈의 영업이익률 20%'를 넘나든 예상 밖의 실적으로 신바람이 났다.
그러나 업계 안팎에서는 석유화학업계의 이번 실적이 '최후의 만찬'이라는 평가가 대부분이다. 올해 하반기 부터 '중국 특수'가 제한적인데다가 중동의 대규모 물량 공세가 예상돼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LG화학은 2분기 석유화학 부문에서 매출 2조8843억원, 영업이익 5308억원으로 영업이익률 18.4%를 기록했다. 역대 최고의 영업이익률이다.
LG화학 관계자는 "중국의 적극적인 경기부양책에 따른 제품 수요 강세와 안정적 수급을 바탕으로 아크릴·가소제사업의 견조한 수익성 유지 등 제품 전반에 걸친 수요 및 가격 강세로 큰 폭의 수익성 개선을 이뤘다"고 말했다.
실적 발표를 앞두고 있는 한화석유화학도 2분기에 영업이익률 20%에 도전하고 있다. 한화석화는 지난 1분기에 매출 7502억원, 영업이익 1403억원으로 영업이익률 18.7%를 올린 바 있어 2분기엔 20%대도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대부분 실적을 발표한 정유사의 석유화학부문 실적도 눈에 띈다. SK에너지, GS칼텍스, 에쓰오일 등 정유사들은 석유사업부문에서 마이너스 영업손실을 기록했지만 화학부문에서 10~20%대의 높은 영업이익률을 달성했다.
GS칼텍스는 올해 2분기 석유화학 부문에서 매출액 1조68억원, 영업이익 2459억원을 올려 영업이익률 24.42%를, 에쓰오일도 매출액 3539억원, 영업이익 522억원으로 영업이익률 14.8%를 기록했다.
SK에너지는 올해 2분기 화학 부문에서 매출 2조5448억원, 영업이익 2587억원으로 영업이익률 10.1%를 기록했다. 이는 상대적으로 다른 석유화학 기업보다 실적이 떨어졌지만 지난해 상반기 화학부문에서 올린 영업이익(1968억원)을 넘어서는 수준이다. SK에너지는 올 상반기 화학부문에서 영업이익 3882억원을 달성, 전년동기대비 2배에 가까운 실적을 기록했다.
석유화학업계 관계자는 "제조업의 특징상 두 자릿수의 영업이익률을 달성하는 것도 쉽지 않다"며 "특히 매년 10% 미만의 영업이익률을 달성해 왔던 것과 비교해 호조를 보였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올해 하반기에는 이러한 실적 호조가 쉽게 이어지지 않을 전망이다. 시장을 중심으로 낙관론이 나오고 있지만 석유화학업계 최고경영자(CEO)를 중심으로 "어렵다"는 신중론을 강조하고 있기 때문이다.
허동수 GS칼텍스 회장은 "세계 경제의 침체와 환율 및 유가의 불확실성이 지속되고 있다"며 "석유화학 사업은 경기 침체의 지속과 설비증설 등으로 인해 하반기에 다시 악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유석렬 삼성토탈 사장은 최근 하반기 경영전략회의에서 "중동과 중국의 신증설 물량의 본격 출하에 따라 공급우위 시장이 될 것"이라며 "기업들의 수익이 줄어드는 등 경기둔화가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낙관론적 입장도 제기됐다. 석유화학공업협회는 "중국, 인도 등 신흥경제국의 수요 증가 등으로 호황을 누렸던 기조는 하반기에도 당분간 지속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이는 중동 지역의 생산설비 신·증설 계획이 전문인력 부족, 공사 지연, 자금조달 문제 등으로 일부 지연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중국의 수요 호조에 따라 국내 업체들은 견조한 수익을 창출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석유화학업계 관계자는 "아직까지 각종 지표들에서 불확실성이 커 시장 상황을 예측하기 어렵다"면서 "각 기업마다 비용을 절감하고 리스크를 최소화하는 경영전략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