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는 올해 세 번째 대권 도전이다. 특히 이번 조기 대선은 이 후보 개인에게도, 민주당 전체에게도 정치적 운명을 가를 분기점으로 평가된다. 세 번의 도전 과정에서 이 후보가 맞닥뜨린 경쟁 구도와 메시지 전략에는 공통점이 있다. 대결이 예상되는 한동훈 후보와 한덕수 전 국무총리와의 구도 또한 유사한 흐름일 것으로 보인다.
이 후보는 세 차례의 대선 도전 모두 '민생 경제'를 핵심 의제로 삼아왔다. 2017년과 2022년 대선에서는 기본소득, 기본주택, 기본대출 등을 아우르는 이른바 '기본 시리즈' 공약을 전면에 내세웠고, 이번 대선에서도 마찬가지로 ‘기본소득 도입’과 ‘전국민 대출 보장(기본대출)’을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이 후보 특유의 경제 중심 민생 드라이브가 대선 메시지의 일관된 기조로 자리 잡고 있는 셈이다.
실제 이 후보는 2일 강원 철원군 동송전통시장에서 시민들과 만나서도 '기본소득'을 언급했다. 지역 인구 유출 문제를 언급한 청년 상인의 말을 직접 수첩에 적으며 이 후보는 "어제(1일) 연천 갔더니 1인당 15만 원씩 지원해 줬는데 인구가 늘었다고 했다"며 "(강원도에도) 농촌 기본소득을 도입하는 것도 방법일 것 같다"고 말했다.
더 눈길을 끄는 건 그동안 이 후보가 정치적 기득권과는 거리를 둔 비정통 정치인들과 경쟁해 왔다는 점이다. 2017년 대선 경선에서는 문재인, 안희정, 최성과 맞붙었는데, 당시 문 전 대통령은 ‘참여정부 민정수석’ 출신이자 ‘노무현의 친구’라는 상징성 덕분에 정치권 주류보다는 ‘비주류’로 분류됐다.
2022년 대선에서는 정치 경험이 전무한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국민의힘 후보로 출마해 결국 이 후보와 맞대결을 펼쳤다. 윤 전 대통령은 문재인 정부의 검찰총장을 지낸 인물로, 사실상 ‘외부인’이자 ‘비정치인’의 성격이 강한 후보였다.
이번 대선에서도 비슷한 구도가 재현될 가능성이 있다. 보수 진영에서는 한동훈 후보와 한덕수 전 국무총리가 유력 후보군으로 거론된다. 두 인물 모두 전통적인 의미의 정치인은 아니다. 한동훈 전 장관은 검찰 출신으로 정치 입문이 얼마 되지 않았으며, 한덕수 전 총리 역시 관료 출신으로 정당 활동 경력이 없다. 이재명 후보가 다시 한번 ‘기성 정치인 대 비정치인’ 구도 속에서 경쟁하게 되는 셈이다.
그러나 이번 대선에서 이재명 후보의 전략은 과거와 달라진 면도 있다. 기존의 강성 개혁 이미지에서 벗어나 ‘통합’과 ‘안정’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결국, 이 후보는 세 번의 대선 모두에서 ‘비정치인’과의 대결이라는 유사한 구도를 맞이하면서도, 이번에는 ‘강한 이재명’ 대신 ‘포용하는 이재명’으로 이미지 변화를 꾀하고 있다. 그러나 기존의 정치적 행보와 정책 유연성에 대한 중도층의 의구심은 여전하다. 그가 이 전략 변화를 얼마나 일관되게 유지할 수 있을지가 성패를 가를 관건으로 떠오를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