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내장에 황반변성까지 유발…수정체 약한 어린이도 모자·선글라스 필수

엿새에 이르는 징검다리 연휴를 맞아 야외활동을 즐기는 이들이 늘어났다. 자외선 차단을 위해 선크림을 바르는 것은 상식으로 자리 잡았지만, 눈을 보호하기 위한 선글라스 착용의 중요성은 간과하기 쉽다. 강한 자외선은 수정체에 악영향을 미쳐 백내장 발생 위험을 높이고, 망막 중심부의 황반에도 손상을 줄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백내장은 수정체가 혼탁해지면서 시야가 흐려지는 질환이다. 5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백내장 진료 환자는 2023년 한해에만 154만6504명으로 집계됐다. 백내장은 주로 노화로 인해 발생하지만, 자외선 노출 또한 주요한 위험 요인 중 하나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전 세계 백내장 환자의 약 20%가 자외선 노출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고됐다. 자외선에 지속해서 노출되면 수정체 내 단백질 변성이 가속해 백내장 발생 위험이 커질 수 있다.
최광언 고대구로병원 안과 교수는 “백내장이 진행되면 시야가 점점 뿌옇게 변하고, 강한 빛에 대한 눈부심이 심해지거나 빛이 퍼져 보이는 증상이 나타날 수 있으며 야간 시력 저하, 복시 등의 증상이 동반될 수 있다”라며 “진행 속도는 개인마다 다르지만, 일단 발생하면 자연적으로 회복되지 않으므로 증상이 심해질 경우 수정체 제거술 및 인공수정체 삽입 수술이 필요하다”라고 설명했다.
황반변성은 망막 중심부에 있는 황반이 손상되면서 시력 저하가 발생하는 질환이다. 65세 이상 인구에서 실명을 유발하는 주요 원인 중 하나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집계에 따르면 2023년 한해 49만7338명이 황반변성으로 진료를 받았다.
황반은 시력의 90% 이상을 담당하는 중요한 부위이기 때문에 손상이 진행되면 물체가 일그러져 보이거나 중심 시야가 흐려지는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주로 연령 증가와 관련이 있지만, 유전적 요인뿐만 아니라 흡연, 비만, 자외선 노출 등의 환경적 요인도 영향을 미친다.
최 교수는 “황반변성은 초기 증상이 미미해 자각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라며 “한쪽 눈을 가리고 보았을 때 사물이 휘어져 보이거나 중심 시야에 이상이 감지된다면 즉시 안과 검진을 받아야 한다”라고 당부했다. 이어 “조기 발견 시 치료 효과가 높아지므로, 정기적인 안과 검진을 통해 황반변성의 진행을 늦추고 영구적인 시력저하를 예방하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말했다.
어린이의 시력 발달에도 자외선이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어린이의 수정체는 성인보다 투명해 자외선을 더 많이 흡수한다. 강한 자외선에 노출될 경우 망막 손상의 위험도 커, 모자나 선글라스를 착용하도록 하는 것이 좋다.
최 교수는 “선글라스를 사용할 때는 단순한 패션용이 아니라 자외선 차단 기능이 검증된 제품을 선택해야 한다”라며 “자외선 차단 기능이 없는 선글라스를 착용하면 동공이 확장된 상태에서 오히려 더 많은 자외선에 노출될 수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선글라스를 선택할 때는 반드시 UV 차단 99~100% 혹은 UV400이 표시된 제품을 고르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