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류업계 CEO, 왜 '부사장급' 일까?

입력 2009-08-06 16:51수정 2009-08-06 1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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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룹내 위상 작고 나이 젊어...최고 경영진에 신망 두터워 향후 행보 관심

국내 물류업계의 대표이사 대부분이 직급상 부사장이라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어 그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6일 물류업계에 따르면 대한통운의 이국동 대표이사를 제외하면 CJ GLS의 민병규 대표, (주)한진의 석태수 대표, 현대택배의 박재영 대표, 글로비스의 김경배 대표 등이 모두 '부사장' 신분으로 회사를 이끌어 나가고 있다.

이들 기업들은 모두 현대·기아차그룹, 한진그룹, 현대그룹, CJ그룹 등 국내 굴지의 그룹 계열사로 속해 있지만 그룹내 다른 계열사 대표에 비해 위상이 낮은 것이 현실이다.

이처럼 물류기업 대표이사들의 직급이 그룹내 다른 계열사들에 비해 직급이 낮은 이유는 다른 계열사 대표들에 비해 비교적 나이가 젊은 점과 해당기업의 외형이나 수익구조가 상대적으로 낮다는 점이다.

현대택배의 박재영 대표는 1954년생으로 올해 55세이며, 한진의 석태수 대표와 CJ GLS의 민병규 대표는 각각 1955년생으로 54세이다.

글로비스의 김경배 대표는 이들보다 10살 가량 어린 1964년생으로 올해 나이 45세에 불과하다. 그룹 내 주요 계열사들의 나이가 60대 이상인 점을 감안하면 이들은 아직 어린(?)편에 속하는 편이다

업계 관계자는 "CEO의 능력과 나이가 비례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룹내 다른 계열사 대표들과의 밸런스를 고려할 때 아직 사장 직급에 오르기에는 한계가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물류기업들의 외형이 아직은 그룹내 주요 계열사들에 비해 규모가 작은 점도 하나의 요인으로 꼽힌다.(주)한진의 경우 지난해 매출이 9646억원으로 10조2126억원의 매출을 기록한 대한항공의 10분의 1도 되지 않는다.

글로비스도 지난해 물류업계 최초로 매출 3조원을 돌파하는 기염을 토했지만 현대차(32조1890억원), 현대제철(10조5030억원)에 비해서는 아직 현저하게 떨어지고 있다.

하지만 현재 이들의 직급은 낮은 편이지만 대표이사 개인들의 그룹내 위상은 결코 낮지 않은 것으로 평가되면서, 이들의 향후 행보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석 대표의 경우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신임이 두터운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주)한진은 한진그룹의 모태기업이라는 상징성이 있을 뿐만 아니라 (주)한진의 대표를 거치고 나면 그룹 주요 계열사인 대한항공의 요직으로 다시 이동하는 전례가 있다.

글로비스의 김 대표는 고 정주영 명예회장의 수행비서로 10년간 일한 뒤 현재 정몽구 회장 비서실장을 역임하는 등 2대에 걸쳐 그룹 오너를 최근거리에서 보좌한 인물이다.

이같은 경험으로 정 회장에게 뿐만 아니라 아들인 정의선 기아자동차 사장의 신뢰도 높은 것으로 전해졌다. 더욱이 향후 글로비스가 현대ㆍ기아차그룹 지배구조 변화에서 중심이 될 가능성이 높아 김 대표의 행보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업계 일각에서는 연초 전무로 승진한 뒤 6개월만에 부사장으로 초고속 승진을 한 점에 비춰볼 때 김 대표의 사장 승진도 단기간 내에 이뤄질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물류업계 관계자는 "물류기업들이 그룹 내 다른 계열사에 비해 외형이나 수익 등이 뒤처지고 그룹 내 위상도 약한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현재 대표이사직을 수행하고 있는 인물들이 경영능력을 발휘하고 그들의 그룹 내 위상이 시너지를 발휘한다면 물류기업들의 그룹 내 위상 제고는 물론, 현재 대표들이 추후 그룹 경영의 핵심으로 성장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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