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덕수 차출론'에 국힘 '잡음'...대권 주자들 "해당 행위"·"얼빠진 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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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11일 서울 서대문구 국립대한민국임시정부기념관에서 열린 대한민국임시정부 수립 106주년 기념식에서 국기에 경례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 차출론을 두고 국민의힘 당내 잡음이 이어지고 있다. 보수 진영 대권 주자들은 한 대행 차출론에 반대하며 잇따라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은 14일 YTN 라디오에서 "(한 대행은) 하실 일이 많은데 너무 흔드는 것 아닌가"라며 "우리는 후보 나오라고 흔들고, 야당은 또 대통령 대행 탄핵하겠다고 흔든다. 나라가 잘되겠나"라고 말했다.

나 의원은 "미국 평론가들도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이 어떻게 바뀔지 예측 불가능하다는 얘기를 하고 있다. 지금은 대행으로서 하실 일이 굉장히 많으실 것 같다"고 강조했다. 앞서 나 의원은 전날에도 한 대행 차출론에 대해 "대통령이 없는 상황이기 때문에 대행의 역할, 관세 전쟁 속에서 이 문제를 풀어가는 역할에 먼저 집중해 주실 것을 부탁드린다"고 말한 바 있다.

국민의힘 대권 경선 주자인 안철수 의원 역시 비슷한 입장을 표명했다. 안 의원은 이날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은 능력이 출중하나 이번 대선에 출마할 때는 아니라고 본다"고 밝혔다.

안 의원은 이날 부산시의회에서 진행한 부·울·경 공약 발표 기자회견에서 "미·중 관세전쟁이 심각해 대한민국의 운명이 좌우되는 중대시기다. 한 대행은 대한민국을 살리는 데 집중해야 한다"고 했다. 특히 "능력이 출중하나 이번 대선에 출마할 때는 아니라고 본다"고 한 대행의 국정 운영 능력을 치켜세우면서도 "앞으로 5년간 어떤 일을 할지 비전을 세우는 것은 다른 문제다. 마음의 준비가 덜 됐을 것으로 보여 이번 대선에 나서기는 여러 가지로 힘들 것"이라고 반대론에 힘을 보탰다.

이날 대선 출마를 공식적으로 선언한 홍준표 전 대구시장은 기자들과 만나 한 대행 차출론을 두고 "얼빠진 소리"라고 일갈했다. 홍 전 시장은 이날 오전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도 "상식에 반하는 정치 행태"라며 "대선을 중립적으로 관리하실 분을 출마시킨다는 것은 상식에 반한다, 탄핵당한 정권에서 총리를 하신 분이 나온다는 것도 상식에 반한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국민의힘 내 일부 의원들이 한 대행의 출마를 촉구하는 데 대해 "상식에 어긋나는 엉뚱한 짓을 추진하는 사람이 이상한 사람들"이라면서 "철딱서니 없는 짓 좀 안 했으면 좋겠다"고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한동훈 국민의힘 전 대표 역시 같은 입장을 더 했다. 이날 SBS 라디오 출연한 한 전 대표는 같은 문제를 두고 "해당 행위"라며 "이건 '못 이기겠다'는 패배주의를 넘어선 것이다. 승리를 원하는 게 아니라 기득권의 연명을 원하는 것"이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일각에서 한 대행이 무소속으로 출마해 국민의힘 후보와 단일화를 할 수 있다는 관측에 대해선 "꼼수를 택할 분은 아니다. 그건 누가 보더라도 이상하다. 누가 응하겠나"라며 "그걸 주위에서 부추기는 기득권 세력들이 있다. 우리 당의 큰 문제이자 패배주의의 발로"라고 비판했다.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 역시 이날 국회에서 의원총회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많은 의원이 한 대행에 대해 경쟁력 있는 후보라 생각하고 출마 권유를 한 것으로 안다"며 "출마를 개인적으로 권유하는 것 자체는 경선을 더 풍부하게 하고 국민 관심을 제고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다만 "출마 의사가 없는 분에게 계속 (출마하라고) 이야기하는 건 당 경선 흥행에 찬물을 끼얹는 행위라 자제하는 것이 좋다"고 했다.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도 이날 비대위 회의에서 "특정인을 옹립하는 일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최근 국민의힘 내부에선 윤석열 전 대통령 파면 이후 한 대행 차출론이 급물살을 탔다. 보수 진영 잠룡이 '15룡'으로 거론될 만큼 난립하면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의 대항마로 내세울 만한 인물이 없다는 게 근본적인 이유로 꼽힌다. 국민의힘 일부 의원들은 한 대행 출마를 촉구·설득하는 기자회견을 열 계획이었지만 당 지도부가 자제할 것을 요청하면서 무산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한 대행은 이같은 차출론에 대해 아직 뚜렷한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한 대행은 이날 "국무위원들과 함께 제게 부여된 마지막 소명을 다 하겠다"며 말을 아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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