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프로야구 KBO리그 KIA 타이거즈가 좀처럼 반등의 기미를 찾지 못하고 있다.
14일 기준 KIA는 17경기에서 7승 10패를 기록하며 KBO리그 9위로 쳐져 있다. 1위 LG 트윈스와는 7경기 차이로, 지난해 디펜딩 챔피언이라는 수식어가 무색할 정도로 부진을 거듭하고 있다.
이번 부진에는 지난해 맹활약을 펼쳤던 불펜진이 제 몫을 발휘하지 못하면서 패배를 쌓아가고 있다. KIA의 팀 평균 자책점은 4.80으로 전체 8위다. 선발진인 제임스 네일-아담 올러-양현종-김도현의 호투가 무색할 정도로 난타를 당하고 있다.
이와 별개로 투수 기용에 대한 지적도 잇따르고 있다. 롱릴리프 황동하의 출전 빈도다. 황동하는 현재 전천후 보직을 맡으며 상황을 가리지 않고 마운드에 오르고 있다. 벌써 8경기에 나와 13이닝을 던지며 불펜 투수 중 최다 이닝을 소화했다.
또한, 황동하는 13일 SSG 랜더스전에서는 9회 김대유가 아웃 카운트를 하나도 잡지 못하고 무사만루 상황을 만들자 이를 진화하기 위해 등판했다. 이에 팬들이 반발하고 있다. 지난해 명확한 보직 운용으로 불펜진을 운용했던 KIA 코칭스태프가 방향성을 잃었다는 지적이다.
여기에 타선도 아쉬운 모습이다. KIA의 팀 타율은 0.247로 전체 7위에 올라있다. 최원준, 박찬호 등 콘택트를 갖춘 선수들이 1할 후반~2할 초반 타율에 허덕이며 출루 기회를 열지 못하고 있다.
다만 홈런이 2위(19개), 타점 3위(80개) 장타율 4위(0.406)로 임팩트는 좋은 상황이다. 이번 시즌 KIA의 야구는 '빅볼'로 향하는 추세다. 도루 시도는 8개로 전체 9위임에도 홈런으로 꾸준히 점수를 내고 있다. 그 중심에는 홈런 7개로 단독 1위에 오른 패트릭 위즈덤을 필두로 나성범, 최형우가 뒤를 받치고 있다.
여기에 김도영이 합류한다면 힘이 붙는다는 계산이다. 이런 상황에서 이범호 KIA 감독은 위즈덤의 외야 기용 가능성을 타진하고 있다. 위즈덤이 외야로 나가고 변우혁이 1루, 김도영이 3루를 맡는 구상이다. 위즈덤은 메이저리그에서도 외야수로 간혹 출장한 경력이 있는 만큼 타격 시너지를 극대화할 수 있다.
다만 KIA 팬들은 다소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과거 외야수에서 1루수로 전향했다가 최악의 시즌을 보낸 프레스턴 터커가 떠오른다는 것. 당시 터커는 2020년 타이거즈 용병 타자 중 사상 처음으로 3할-30홈런-100타점을 기록한 뒤 1년 재계약에 성공했으나 타격 저하, 수비 적응 실패 등으로 성적이 급감했다.
이에 일각에서는 유격수 김도영에 대한 기대가 커지고 있다. 김도영이 유격수로 이동하게 된다면 변우혁과 위즈덤의 포지션이 고정돼 시너지가 발생할 것이라는 주장이다.
투타 운용에서 모두 팬들의 우려가 가중되는 가운데 KIA는 주중 시리즈에서 kt 위즈를 만난다. 이어 두산 베어스, 삼성 라이온즈, LG 트윈스까지 4연전을 소화해야 한다. KIA가 반등의 열쇠를 찾기 위해서는 4연전에서 최소 2번의 위닝시리즈를 달성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