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화유동성 회수 본격화..'출구전략' 시동

입력 2009-08-03 12:00수정 2009-08-03 12:10

  • 작게보기

  • 기본크기

  • 크게보기

한은, 외환스왑 ·통화스왑 달러 공급분 회수 나서

한국은행이 올들어 국내 경상수지의 큰 폭 흑자 및 외국인 주식자금 유입 지속, 시중 은행의 외화자금사정 호전 등을 감안해 외화유동성 회수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특히, 한은 자체 자금으로 경쟁입찰방식 외환스왑 거래를 통해 그동안 시중 은행권에 공급된 외화유동성 전액이 오는 6일 전액 회수를 앞두고 있어 한은이 사실상 시중에 풀린 돈을 거둬들이는 '출구전략'에 시동을 걸었다는 평가다.

3일 한은에 따르면 당행 자체자금에 의한 경쟁입찰방식 외환스왑 거래로 그동안 시중에 공급한 외화유동성 자금 전액을 회수에 나서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았다.

한은은 지난해 9월 리먼브라더스 파산 사태 이후 국제금융시장에서 극심한 신용경색 현상이 발생하고 해외 금융기관의 자금회수가 가속화되면서 국내 은행의 외화유동성 사정이 크게 악화됨에 따라 시중에 외화유동성을 공급해왔다.

당시 한은은 자체 자금을 통해 경쟁입찰방식 외환스왑 거래로 작년 10월 21일부터 12월 16일까지 총 7차례에 걸쳐 외국환은행에 102억7000만달러를 제공했다.

그러나 올들어 경상수지 흑자 및 외국인 주식자금 유입 지속, 그리고 은행의 외화자금사정 호전 등으로 지난 1월 20일부터 외환스왑 자금의 만기도래시 이를 점진적으로 회수해왔다.

한은은 오는 6일 만기 도래하는 6억달러도 전액 회수키로 결정하면서 당행 자체자금으로 외환스왑 방식을 통해 공급한 외화유동성 자금이 전액 회수된다고 밝혔다.

문한근 한은 외환시장팀 차장은 "우리나라의 경상수지가 지난 2월 이후 매월 30~60억달러 규모의 큰 폭 흑자를 지속하는 모습이고 외국인 주식 자금도 지난 3월 순매수 전환 이후 4월부터 순매수세를 이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문 차장은 "국내 금융기관 및 기업의 해외차입 노력도 꾸준히 이어지는 등 국내 금융기관의 단기차입금 차환율이 3월 이후 100%를 넘어서고 있어 시중의 외화유동성을 흡수키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시장 참가자들은 한은이 시중 외화유동성 회수에 본격적으로 나서는 것과 관련, 반드시 기준금리 인상 만이 '출구전략'의 수립은 아니다며 금융위기 당시 비전통적 통화 정책을 통해 공급했던 유동성을 되돌리는 것도 넓은 의미에서 '출구전략'으로 해석 가능하다는 입장을 전했다.

시중의 한 채권 담당 애널리스트는 "국내 은행들이 중장기 차입 등으로 최근 달러 유동성이 크게 개선돼 당국의 유동성 흡수 결정이 한결 용이했고 이는 한은이 시장에 대한 우려감을 그만큼 덜었다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전했다.

또 다른 애널리스트는 "최근 출구전략의 시행 시기를 두고 시장 참가자들사이에 논쟁이 한창인 가운데 정부의 외환 정책에 상당히 관심이 쏠렸던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난달 무역수지가 51억4000만달러 흑자로, 6개월 연속 흑자 기조를 이어갔다는 점과 기획재정부가 올해 외환보유액이 사상 최대인 2700억달러에 육박할 것으로 전망한 점도 외화유동성 회수에 힘을 실어줬다"고 덧붙였다.

한편, 한은은 미 연준과의 통화스왑자금을 활용한 경쟁입찰방식 외화 대출도 국제금융시장 동향, 경상수지 추이, 국내 금융기관의 외화자금 사정 등을 봐가며 점진적으로 회수한다는 방침이다.

한미 통화스왑자금을 활용한 경쟁입찰방식 외화 대출의 경우, 지난해 12월 2일부터 올해 1월 20일까지 총 5차례에 걸쳐 163억5000만달러가 시중에 공급된 바 있다.

한은은 이후 국내외 금융시장 호전으로 지난 3월 17일부터 7월 7일까지 83억5000만달러를 회수했고 3일 현재 외화대출 잔액은 80억달러가 시장에 남아 있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뉴스
댓글
0 / 300
e스튜디오
많이 본 뉴스
뉴스발전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