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트북 너머] 빠니보틀과 충주맨 모셔간 구글…영리와 영악 사이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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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1만 구독자를 보유한 국내 최대 여행 유투버 ‘빠니보틀’과 지자체 유튜브 채널의 구독자를 82만명으로 만든 일등공신 ‘충주맨’이 싱가포르 구글 아태지역 본사에 다녀왔다. 구글맵 신규 서비스를 보여드리겠다는 구글의 초청을 받아서다.

구글은 빠니보틀과 충주맨에게 구글 내부를 보여주고 증강현실(AR)이 도입된 구글맵 서비스를 소개했다. 글로벌 빅테크의 사무실을 직접 탐험하는 콘텐츠는 시청자 입장에서 매우 흥미로웠다. 구글맵의 AR 기능도 매우 요긴해보였다.

구글은 이내 곧 ‘한국에서 서비스가 제한되는 구글맵’에 대해 입을 뗐다. 구글맵이 작동되는 국가 중 한국의 경우는 특이하다고 했다. 한국 정부가 보안 등을 이유로 고정밀 지도 데이터 반출을 허락하지 않아 대중교통을 제외한 도보와 자동차, 자전거 길 찾기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과거 국내 정부가 구글의 지도 반출 허용 조건 중 하나로 제시했던 ‘국내에 서버를 두라는 점’에 대해서는 반대의 입장을 표명했다. 구글 측은 “한국 이외의 사용자에게 서비스를 제공하기 때문”에 한국에 서버를 둘 수 없다고 주장했다. 구글의 데이터는 수십억명의 사용자들에게 공개돼 있어 전 세계에 있는 유저들이 안전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하려면 서버가 글로벌에 있는 게 안전하다는 의견이다.

그러나 구글의 속내는 다른 듯 보인다. 현재 구글이 국내에서 서비스하는 1대 2만5000의 지도로도 길찾기 정보를 제공할 수 있는데 계속해서 1대 5000의 고정밀 데이터를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구글이 자율주행, 로보틱스, 스마트시티 등 미래 먹거리에 필수적인 지도 응용프로그램(API)를 확보하려는 의도를 가졌다는 의심을 지우기 어렵다. 실제로 구글 모회사 알파벳은 자율주행 자동차 개발 자회사 웨이모를 키우고 있다. 이때 초고정밀 지도 데이터를 확보하면 국내 사업 진출에 용이해진다.

비용을 아끼기 위한 전략으로도 추측된다. 구글은 국내에서 번 매출을 구글코리아가 아닌 싱가포르에 있는 아시아태평양 법인 매출로 잡는다. 이렇게 하면 국내에서 발생한 매출에 대한 법인세를 피해갈 수 있어서다. 실제로 지난해 구글코리아의 추정 매출은 약 12조 1350억 원에 달한지만 구글코리아가 낸 세금은 155억 원에 불과하다. 국내에 서버를 두라는 국내 정부의 조건과 달리 데이터를 글로벌로 반출하겠다는 이유가 여기에 있는 듯 하다.

이러한 시점에서 빠니보틀과 충주맨을 초청한 구글은 하고 싶은 말이 있어 보인다. 마침 미국 트럼프 정부는 4월 2일 ‘상호관세’ 발표를 앞두고 이에 앞서 미국의 컴퓨터통신산업협회(CCIA)는 마침 최근 한국의 고정밀 지도 해외 반출 금지를 거론했다. 미국이 향후 상호관세 협상에서 한국에 해당 내용을 지적하며 압박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미국의 보복관세를 무기 삼아 지도 반출을 9년 만에 재요구하는 구글의 모습이 엿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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