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보증보험, 코스피 데뷔 첫날 선방…IPO 시장 훈풍 기대감

공모가 대비 23% 상승 마감
오버행 우려에도 배당매력 높아
몸값 낮춘 점도 투심 부활 영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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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은보 한국거래소 이사장과 이명순 서울보증보험 대표가 14일 한국거래소 서울사옥 홍보관에서 서울보증보험의 유가증권시장 신규상장기념식에 참석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한국거래소)

조 단위 대어 기업공개(IPO)로 꼽히는 서울보증보험이 코스피 상장 첫날 23% 상승 마감했다. 오버행(잠재적 매도 물량) 우려에도 예상보다 성공적으로 데뷔전을 치렀다. 올해 두 번째 대형주가 훈훈한 성적으로 마무리 되면서 침체한 공모주 시장에 온기가 돌 것이라는 기대가 나온다.

1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서울보증보험은 지난 15일 공모가(2만6000원) 대비 23.08% 오른 3만2000원에 마감했다. 시가총액도 공모가 기준 1조 8000억 원 수준에서 2조 2000억 원으로 불어났다. 앞서 부진한 수요예측과 일반청약 성적을 받으며 우려를 키웠던 것을 고려하면 선방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서울보증보험은 2023년 IPO를 한번 철회했다가 몸값을 낮춰 재도전에 나섰다. 하지만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에서 흥행에 실패했다. 공모가 희망범위(2만6000원~3만1800원)는 기존에 제시했던 밴드(3만9500원~5만1800원)보다 30% 낮췄지만, 기관의 냉철한 투심 때문에 희망 공모가 하단인 2만6000원으로 공모가를 확정했다.

일반 투자자를 대상으로 한 일반청약에서도 약 7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하며 부진한 성적을 냈다. 청약 증거금은 1945억 원에 그쳤다. 최대주주인 예금보험공사(상장 후 83.9%)의 오버행(대량 매도) 우려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공적자금관리위원회는 이번 IPO를 통해 예금보험공사가 보유한 주식의 10%를 매각하고 이후 시장 상황을 고려해 2027년 말까지 보유 지분을 줄여나가기로 했다.

하지만 서울보증보험의 파격적인 배당 정책이 투심을 살아나게 한 것으로 풀이된다. 서울보증보험은 이번 IPO에 나서면서 3년 동안 연간 2000억 원 규모의 주주환원을 보장하겠다고 밝혔다. 임희연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2027년까지 예상 총주주환원수익률(TSR)은 44% 수준"이라며 "이는 주요 보험사들의 중기 주주환원 정책과 비교해도 상당히 파격적인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앞서 올해 첫 코스피 대어였던 LG CNS와는 상반된 모습이다. 지난달 2일 증시에 발을 들인 LG CNS는 상장 첫날 공모가 대비 9.85% 하락했다. 이후 1개월 이상 공모가 아래에서 움직이고 있다. 높은 LG그룹 의존도, 높은 몸값, 해외 기관투자자 유입 부족 등 한계점이 공모주 시장의 한파를 이기지 못했다.

다만 2조 원 규모의 대형주가 증시에 성공적으로 입성하면서 침체한 공모주 시장에 봄볕이 들 것이라는 기대도 나온다.

당장 조 단위 대형주들이 코스피 데뷔전을 앞두고 있다. 공작기계 제조사인 DN솔루션즈(옛 두산공작기계)는 14일 금융감독원에 유가증권시장 상장을 위한 증권신고서를 제출했다. 공모가 희망 범위는 6만5000원~8만9700원으로 시가총액은 최대 5조 원을 넘는다. DN솔루션즈도 최근 가라앉은 시장 분위기를 의식해 몸값을 낮추는 전략을 짠 것으로 알려졌다.

또 다른 대어인 롯데글로벌로지스와 달바글로벌도 지난해 결산 공시를 바탕으로 올해 증시 입성을 준비하고 있다.

박종선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달 IPO 예상 기업 수는 9~11개 수준으로 과거(1999~2024) 동월 평균(6개) 대비 높고, 최근 5년(10개) 대비 유사한 수준”이라며 “IPO 시장의 예상 공모금액은 4000~5000억 원대로 서울보증보험 상장으로 역대 동월 평균(2675억 원) 대비 높은 수준”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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