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이통 통화료 세계에서 가장 비싸"

입력 2009-07-29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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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위ㆍ소비자원, "제도 개선 관련 부처에 건의할 것"

국내 이통산업이 출혈경쟁을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지만 29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미국, 영국 등 한국과 같이 통화량이 많은 15개국 중 가장 통화료가 비싼 것으로 나타나 요금인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공정거래위원회와 한국소비자원은 29일 이동통신업계, 시민사회단체, 학계 전문가들이 참석한 가운데 이통분야 경쟁상황을 점검하는 전문가 토론회를 개최한 자리에서 이통요금 국제요금 비교 분석을 통해 이러한 문제점이 드러났다.

이날 이동통신 요금 국제비교를 주제발표한 소비자원 이상식 박사, 녹색소비자연대 전응휘 위원은 한국의 음성통화 요금은 지난해 0.1443 달러로 통화량이 비싼 15개국 평균값인 0.1024 달러보다 약 70% 가량 비싸 1위를 차지했다고 지적했다.

또한 우리나라 음성통화 요금 수준이 2004년 10위, 2006년 7위, 2007년 2위 등으로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결과는 2008년 기준 구매력지수(PPP)를 적용해 가입자 1인당 월평균 통화시간(MOU)이 180분 이상인 15개국과 비교한 것이다. 비교 국가는 OECD 회원국 중 뉴질랜드와 노르웨이, 덴마크, 미국, 스웨덴, 영국, 오스트리아, 필란드, 프랑스, 호주, 캐나다 12개국과 싱가포르, 이스라엘, 홍콩이다.

조사는 메릴린치의 '글로벌 와일리스 메트릭스' 보고서에 따르고 국가별 이동통신사업자의 평균 통화요금을 기준으로 삼았다는 게 주제발표자들의 설명이다.

아울러 이번 조사에서 미국과 일본, 영국 등 OECD 8개국과 홍콩, 싱가포르 등 이동통신 가입률이 비슷한 10개국의 1위 사업자들 간 분당 음성통화요금을 비교한 결과에서도 SK텔레콤이 3위를 차지했다. 더욱이 SK텔레콤은 2005년 7위, 2006년 6위, 2007년 4위에 이어 2008년 3위로 순위가 계속 오르고 있다.

OECD 26개국과 홍콩과 싱가포르, 이스라엘 등 29개국의 음성통화요금에서 지난 4년간 다른 나라의 가입자당 월평균 음성통화요금은 감소했으나 한국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세계적으로 다른 국가에서는 분당 음성통화요금이 더 큰 폭으로 감소하면서 가입자의 부담이 줄고있지만 한국은 음성통화요금이 오히려 상승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러한 주제 발표에 대해 이날 토론자로 나선 전문가들의 의견은 엇갈렸다.

이통사의 음성통화료 수준이 높고, 소비자원의 분석결과가 이러한 상황을 잘 보여주고 있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윤철한 경실련 부장은 "통화량 증가 등으로 인한 이통사의 비용감소가 있음에도 2004년 이후 음성통화료 인하가 없었다"고 꼬집었다.

이호영 한양대 교수는 "이통 요금은 다양하고 복잡한 요금제의 출시에도 불구하고 고도의 하방경직성을 보여 온 것으로 평가된다"고 밝혔다.

하지만 비교대상 선정과 비교과정의 기술적인 문제를 지적하는 의견도 존재했다.

김희수 정보통신정책연구원 박사는 "국내 이통 음성요금이 외국에 비해 높은 편이고, 최근 이런 현상이 두드러지는 것은 부정할 수 없으나, 객관적 기준이 불분명한 10개국 기준 비교는 부적절"하다고 밝혔다.

업계 관계자로 나선 KT 이충섭 상무, 김형곤 LGT 상무, 하성호 SKT 상무는 "요금부과 방식이 다르거나 통신방식이 상이한 국가간 요금을 단순 비교 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며 주제 발표에 수긍할 수 없다는 입장을 보였다.

비교대상 10개국중 4개국은 미국, 캐나다, 홍콩, 싱가포르는 받는 전화도 요금을 부과하는 국가인데, 메릴린치 자료 이용시에는 이들 국가가 발신전화만 과금하는 국가에 비해 통화량(MOU)이 과대계상되어 분당요금수입(RPM)은 과소 계상될 우려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날 소비자원은 현행 요금 인가제에서는 이통업체가 요금 인가 신청을 안하면 요금이 그대로 유지되기 때문에 SK텔레콤의 경우 2004년 9월 이후 인가 요금이 별 변동이 없는 등 적정성 등을 위한 제도 개선을 관련 부처에 건의할 예정이다.

공정위는 이번에 수렴된 의견을 경쟁법과 소비자법 집행에 충분히 반영하고 이통시장에서 경쟁활성화 방안을 모색하는 데 활용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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