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은행, “정부 계획대로 최선 다 할 것”

입력 2009-07-28 1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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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은, 자산 142조로 새출발…민영화에 역량 집중할 듯

정부와 산업은행이 4개월여에 걸친 검토 끝에 확정한 산업은행의 분할방안을 받아든 산업은행은 정부 계획대로 업무수행에 차질이 없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산업은행의 고위 관계자는 "정부와 긴밀한 협의끝에 도출한 결론으로 산은의 미래 지향적 혁신의 발판이 될 것으로 본다"면서 "앞으로도 정부의 계획을 차질 없이 진행하도록 노력하겠다"고 설명했다.

이번 분할 방안은 두가지 큰 흐름을 담고 있다. 첫째는 산은의 원활한 민영화에 초점이 맞춰져 있고 둘째는 정책금융공사의 업무 수행능력 확보가 가능하도록 합리적 재산 배분에 방점을 찍었다.

향후 산은의 경쟁력 유지와 원활한 매각이 가능하도록 하는 한편 정책금융공사는 중소기업을 지원하고 신성장동력산업을 육성하는 등 정책금융 수행이 가능하도록 했다. 현 정부가 구상하는 경제 정책의 거의 대부분을 산은과 정책금융공사가 수행 할 수 있는 막강한 능력을 보유할 예정이다.

특이할만한 점은 지난해 논의된 산은 분할방안과 달라진 점은 당초 정책금융공사와 산은이 산은지주회사 주식을 51대 49로 나눠갖는 것에서 정책금융공사 출범 초기 경영안정을 도모하기 위해 공사가 산은지주의 주식을 100% 갖기로 한 점이다.

◆ 산업은행, 자산 142조원으로 새롭게 탄생

55년 역사를 가진 산업은행은 정책금융공사가 분리됨에 따라자산 142조6000억원, 자기자본 12조9000억원의 새로운 은행으로 변신하게 된다.

산은지주회사의 자회사가 되는 산업은행은 대우조선해양(지분율 31.3%·6684억원), STX팬오션(15.5%·3466억원), 현대종합상사(22.5%·892억원), 쌍용양회공업(14.9%·701억원) 등을 보유한다.

동해펄프와 일림나노텍, 서진캠, 하이디스테크날로지, 코리아피티지, 에스티앤아이, 연이정보통신 등 벤처기업 686개사의 5825억원 상당의 주식도 계속 산업은행이 보유한다. 이들은 기업규모는 작지만 기업수가 많아 관리비용이 많이 소요됨을 감안해 산은이 계속 보유키로 결정했다.

정부는 오는 10월까지 산업은행의 분할과정을 거쳐 정책금융공사, 산은지주회사를 설립하고 주식교환을 통해 산은을 산은지주회사 자회사로 편입할 계획이다. 특히 산은이 산은지주회사로 편입된 이후 산은지주 주식을 100% 정책금융공사에 출자키로 했다.

아울러 분할 이후에도 산은과 정책금융공사는 재무구조 개선 약정기업 등에 대한 추가자금 지원이 필요할 경우 긴밀히 협조해 나갈 방침이다.

금융위의 고위 관계자는 “구조조정이 마무리된 기업 가운데 일부는 정책금융공사로, 일부는 산은에 남겼지만 구조조정이 진행되는 기업은 사후 관리가 지속적으로 필요하다는 점에서 산은에 남겼다”며 “양쪽 기관이 다 안정적인 수익을 기반으로 해서 자산을 운용해야 한다는 점과 시장 여건 및 기업 특성에 따라 적절히 분할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어느쪽에 있느냐에 따라 매각에 영향을 미치진 않는다”고 덧붙였다.

◆ 은행권, “외환은행 M&A의 최강자 될것” 전망

한편 산업은행 민영화의 큰 구상이 구체화되면서 은행권 판도 재편을 위한 움직임도 물밑작업이 활기를 띌 전망이다. 올 하반기 금융권 인수합병(M&A) 시장의 핵심에 있는 외환은행의 강력한 인수 후보가 바로 산은이기 때문이다.

금융권은 외환은행을 어느 은행이 인수하느냐에 따라 금융권 순위에 일대 지각변동이 올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산은 지주사가 출범하면 SC제일은행과 함께 올 하반기 국내 은행지주사는 6개로 늘어난다.

정부가 정책금융공사에 출자하는 산은지주지분 49%의 최초지분 매각시점을 5년 이내로 잡았기 때문에 2014년까지 여유있게 준비하고 민영화를 시작할 수 있다.

현재 산은이 민영화에 앞서 수신기능을 가진 은행을 인수할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고 우리금융지주, 기업은행 등 정부가 지분을 보유한 은행과 외환은행 등이 매물로 나와있다. 산은이 가장 관심을 둔 곳은 외환은행으로 알려져 있다.

산은 민유성 행장은 그동안 간담회를 통해 국내은행 인수에 있어 외환은행과 씨티은행 등을 거론해 왔다. 하지만 인수작업이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현재 외환은행을 금융권 전방위에서 러브콜을 보내는 대상이다.

가장 강력한 경쟁상대는 역시 KB금융지주다. KB금융지주는 M&A에 필요한 ‘실탄(자금)’ 확보를 위해 1조원가량의 유상증자도 실시했다. 업계에서는 KB는 지금 당장이라도 현금을 쏟아부어 외환은행을 가져도 무방할 것이라는 설이 나돌고 있는 실정이다. 농협은 외환은행 뿐만 아니라 기업은행, 우체국 금융도 함께 저울질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외환은행 한 관계자는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산업은행의 인수를 바라는 것이 외환은행의 솔직한 내부 분위기”라면서 “풍부한 국내 수신을 가진 외환은행과 해외에 강점이 있는 투자은행(IB) 중심의 산은이 합쳐지면 그 파급효과는 엄청날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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