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통합인터넷진흥원 출범식 '속빈 강정(?)'

입력 2009-07-28 0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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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 한국정보보호진흥원(KISA), 한국인터넷진흥원(NIDA), 정보통신국제협력진흥원(KIICA)이 통합된 한국인터넷진흥원이 공식 출범했다.

3개 기관이 하나로 통합되는 만큼 잡음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와 향후 민간부문 활성화와 통합기관 발전 가능성에 대한 '기대'가 교차됐다. 그만큼 통합인터넷진흥원 출범에 대한 관심이 높다는 의미다.

하지만 진흥원 측은 본격적으로 출범을 알렸음에도 불구하고 개소식에서 향후 진행될 구체적 비젼과 방향에 대한 그 어떠한 내용도 공개하지 않았다.

전체 행사내용은 김희정 초대위원장 개회사와 진흥원위원기 전달식이 전부였다. 지극히 형식적이란 인상을 지우기 힘들다는 얘기다.

향후 방향을 간단하게라도 암시할 법도 한 출범식 개회사 내용 역시 "우려가 되는 역기능을 어떻게 잘 해결할 수 있을지 함께 고민해 나가자. 앞으로 진흥원은 최고의 IT 달인 기관이 되도록 노력할 것이다"라는 두루뭉술한 내용이 전부였다.

이는 통합기관 운영에 대한 로드맵이 구체적으로 제시되지 않은데다 3개의 기관이 통합되면 나타나게 될 '잡음'에 대해서도 말을 아끼고 있음을 암시했다.

참석 대상자 역시 논란이 제기될 소지가 높았다. 진흥원이 당초 민간 부문 활성화를 위해 출범된 만큼 이날 행사에는 인터넷, 보안 관련 기업 관계자들도 참석 대상에 포함 됐어야 했다.

하지만 이날 참석자 명단에는 국회위원, 정부부처 등 정치권 인사들이 주를 이뤘으며 실질적인 정보통신 관련 업계 인사들은 찾을 수 없었다.

이는 진흥원에 대한 업계의 기대감이 떨어지고 향후 정책과 방향성 역시 업계에는 별다른 실익이 없다는 판단으로 풀이된다.

업계에서는 인터넷진흥원이 통합되더라도 정부 정책을 실행에 옮기는 기관일 뿐 기업 발전과 무관할 것이라는 입장을 간접적으로 내비친 셈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오늘 출범식은 정치권 인사들만 대거 참여해 형식에 불과한 '그들만의 행사'라는 느낌이 들었다"며 "민간 부문 활성화가 주된 목적이긴 하지만 실질적으로 얼마나 큰 역할을 할지는 앞으로 두고봐야 할 일"이라며 못미더운 심정을 토로하기도 했다.

인터넷진흥원 통합시대는 이미 시작됐다. 어떤 기관이든 시작은 미미할 수 있으나 얼마나 치밀하게 그림을 그리느냐에 따라 그 결과는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다.

김 위원장은 3년 임기동안 진흥원 관계자들과 함께 정부 눈치보기와 구색맞추기에 집착하기 보다는 다시 한 번 IT강국 대한민국이 될 수 있도록 방향 제시에 앞장서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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