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尹대통령 ‘내란 우두머리’ 혐의 구속 기소…헌정사 최초

▲윤석열 대통령이 23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서 열린 탄핵심판 4차 변론기일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내란 우두머리 혐의를 받는 윤석열 대통령이 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겨졌다. 현직 대통령이 구속 기소된 것은 헌정사상 처음이다.

검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본부(본부장 박세현 서울고검장)은 26일 윤 대통령을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구속 기소했다고 밝혔다.

특수본은 두 차례 윤 대통령 구속 기한 연장 신청을 했으나, 법원이 모두 불허하면서 대면조사 없이 기소하게 됐다. ‘12·3 비상계엄’ 사태 발생 54일 만이다.

특수본 관계자는 “법원의 납득하기 어려운 2회에 걸친 구속 기간 연장 불허 결정으로 인해 최소한도 내에서의 보완 수사조차 진행하지 못했으나 공범 사건의 증거자료 등을 종합 검토한 결과 피고인에 대해 기소함이 상당하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피고인의 구속 이후 사정 변경이 없어 여전히 증거인멸 우려가 해소되지 않은 점 등을 고려해 피고인의 1차 구속 기간 만료 전, 경찰 송치 사건과 공수처 송부 사건의 범죄사실 중 현직 대통령의 불소추특권 범위에 해당하지 않는 내란 우두머리 혐의에 대해서만 구속 기소했다”고 덧붙였다.

검찰은 이날 심우정 검찰총장 주재로 대검 차·부장, 전국 고·지검장이 참여하는 회의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 윤 대통령에 대한 구속기소 여부를 논의한 뒤 심 총장이 결단을 내린 것으로 관측된다.

윤 대통령은 12·3 비상계엄을 선포하고 △국회 봉쇄와 계엄 해제 의결 방해 △주요 인사 체포조 운영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점거 및 서버 반출 시도 등을 지시해 국헌을 어지럽힌 혐의를 받는다.

앞서 특수본은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을 시작으로 박안수 육군참모총장, 여인형 국군방첩사령관, 이진우 수도방위사령관, 곽종근 특수전사령관 등 군 관계자들과 조지호 경찰청장, 김봉식 서울경찰청장 등을 구속 기소한 바 있다.

핵심 인물로 꼽힌 이들은 내란 중요임무종사 혐의가 적용됐는데, 이들의 공소장에는 윤 대통령이 비상계엄 관련 지시를 내린 구체적인 정황이 담겨있다.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앞 국기게양대에 검찰 깃발이 펄럭이고 있다. (연합뉴스)

특수본은 윤 대통령에 대한 대면조사 없이 공소 유지를 해야 하는 점은 부담이지만, 혐의 입증에 필요한 증거는 충분히 확보했다고 판단하고 있다.

윤 대통령은 1심에서 최장 6개월간 구속 상태에서 재판을 받게 된다. 이미 진행 중인 내란 혐의 피의자들 재판과 병합 가능성도 거론되는 만큼, 윤 대통령의 1심 결과는 구속 기간이 만료되는 8월 이전에 나올 가능성이 크다.

윤 대통령은 결국 다섯 번째로 법정에 서는 대통령이라는 불명예를 기록하게 됐다. 전직 대통령으로서는 전두환, 노태우, 이명박, 박근혜 전 대통령이 재판을 받았다. 현직 대통령 구속기소는 윤 대통령이 처음이다.

윤 대통령 측은 비상계엄 선포에 국헌문란의 목적이 없었고, 야당의 횡포에 대한 ‘경고성 계엄’이라고 주장해왔다.

또 윤 대통령 측은 혐의를 전면 부인하는 것은 물론, 공수처 수사와 서부지방법원의 체포영장 발부 등 각종 위법 사항을 지적하며 석방을 촉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