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렉라자’ 이어 미국 FDA 관문 넘을 K-신약은?

입력 2025-01-31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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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LB ‘리보세라닙’·HK이노엔 ‘케이캡’ 올해 FDA 허가 기대

(그래픽=손미경 기자 sssmk@)

지난해 유한양행의 비소세포폐암(NSCLC) 치료제 ‘렉라자’(성분명 레이저티닙)가 미국 식품의약국(FDA) 품목허가를 획득하며 한국 제약바이오 산업의 큰 성과로 자리매김했다. 올해 렉라자를 뒤이어 FDA 문턱을 넘을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의 활약에 관심이 쏠린다.

30일 제약·바이오업계에 따르면 올해 HK이노엔은 위식도역류질환 신약 ‘케이캡’으로, HLB는 간암 치료제 ‘리보세라닙’을 앞세워 FDA 허가에 도전한다.

케이캡은 칼륨경쟁적 위산분비억제제(P-CAB) 계열 신약이다. HK이노엔이 2018년 국내 개발 30호 신약으로 허가받았다. 기존 프로톤펌프억제제(PPI) 계열 제품보다 약효가 빠르게 나타나고, 식사 전후 상관없이 복용이 가능하단 장점을 앞세워 높은 성장세를 기록하고 있다.

케이캡은 현재 국내 소화성궤양용제 시장 1위로 전 세계 48개국에 진출, 15개 국가에서 출시됐다. HK이노엔은 2028년까지 100개국 진출을 목표로 한다.

HK이노엔은 미국 협업사인 소화기의약품 전문제약사 세벨라(Sebela US) 자회사 브레인트리 래보라토리스와 케이캡의 미란성 위식도역류질환 임상 3상을 현지에서 진행하고 있다. 앞서 지난해 4월 완료된 비미란성 위식도역류질환 임상은 올해 5월 미국소화기학회에서 결과가 발표될 것으로 예상된다.

브레인트리 레바토리스는 올해 케이캡의 임상 3상 데이터를 공개하고 FDA에 품목허가를 신청할 계획이다. 현재 미국에서 판매 중인 P-CAB 계열 제제가 패썸파마슈티컬스의 ‘보퀘즈나’ 하나다. 증권가는 케이캡이 출시되면 5년 내 연간 6000억 원에 달하는 매출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한다.

HLB의 간암 신약 리보세라닙도 FDA 허가 가능성이 크다. 지난해 FDA 허가에 도전했지만 좌절된 바 있다. 앞서 HLB는 리보세라닙에 대해 중국 항서제약의 면역항암제 ‘캄렐리주맙’과 병용요법 간암 1차 치료제로 개발해왔다. 2023년 FDA에 신약허가신청(NDA)을 완료하고, 지난해 5월 보완요구서한(CRL)을 통보받아 FDA 허가 문턱을 넘지 못했다.

HLB는 지난해 9월 리보세라닙과 캄렐리주맙 병용요법에 대한 재심사를 신청하고, 미국 임상종양학회(ASCO)에서 발표한 전체생존기간(mOS) 데이터도 추가 제출했다. 최종 결과는 mOS 23.8개월로 기존에 발표했던 22.1개월보다 연장됐다.

이달 14일에는 FDA 신약 허가 마지막 단계인 제조 및 품질관리(CMC) 실사도 마쳤다. CMC 실사는 FDA 심사관이 직접 방문해 전체 의약품 생산시설과 공정을 확인하는 절차다. 이번 실사는 HLB 파트너사 캄렐리주맙 생산시설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HLB는 실사에서 3가지 경미한 개선 요청을 받았지만, 허가에 영향을 줄 정도는 아니라고 설명했다. 항서제약은 즉시 보완서류를 준비 중이며 FDA 규정에 따라 15일(영업일 기준) 내에 제출할 계획이다.

현재 FDA 허가를 받은 국산 신약은 총 9개다. 2003년 LG화학(LG생명과학)이 항생제 ‘팩티브’에 대한 FDA 승인받았다. 이어 △동아ST ‘시벡스트로’ △SK케미칼 ‘앱스틸라’ △SK바이오팜 ‘수노시’·‘엑스코프리’ △한미약품 ‘롤론티스’ △셀트리온 ‘짐펜트라’ △GC녹십자 ‘알리글로’ △유한양행 ‘렉라자’가 승인됐다.

허혜민 키움증권 연구원은 “K바이오는 혁신 블록버스터 신약은 아니지만 최대 시장인 미국에 신약을 출시해 시장 상황을 파악하고 경험을 쌓고 있다는 점에서 과거 선진국 제약산업과 유사하다”며 “미국 진출 시작 초기로 시장에 신뢰감이 부족해 기대감이 충분히 반영되지 않고 있다. 2025년 미국에 진출한 신제품들이 시장 기대치에 부합하는 매출을 달성하면 신뢰도 회복으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된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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