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여조 토론회'서 전문가 "보수 과표집 주장은 근거 없다"

입력 2025-01-23 1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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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여론조사검증 및 제도개선특위 주최 토론회에서 참석자들이 기념촬영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준웅 서울대 언론정보학과 교수는 최근 각종 여론조사에서 국민의힘 지지율이 상승하자 ‘보수 과표집’이란 해석이 나오는 데 대해 “자료 기반적으로 보면 보수 과표집이라고 말하는 건 근거가 없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23일 오전 더불어민주당 ‘여론조사 특위’(여론조사검증및제도개선특별위원회)가 개최한 ‘공론장 바로 세우기: 여론조사 문제와 과제’ 토론회에서 이 같이 말했다. 이 교수는 이날 토론회 발제를 맡았다.

그는 “이른바 최근에 몇 가지 조사 결과를 보면서 ‘보수 과표집이다’란 얘기가 나온다”며 “그런데 보수 (지지층)의 분포를 모르는데 어떻게 과표집을 얘기할 수 있느냐”고 했다.

이어 “정치 여론조사의 모집단은 ‘투표장에 나와 투표를 하는 유권자’다. 그런데 그런 유권자 중 보수 혹은 진보 비율이 몇 퍼센트가 될지는 아무도 모른다”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2022년 대선을 수행한 KBS·MBC·SBS가 시행한 출구조사 자료를 보면 (어느 정도) 알 수 있다”며 “전체 유권자 중 70%가 투표하고, 그 70% 가운데 스스로 진보라 하는 사람은 22%, 보수는 31%”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자료 기반적으로 보면 보수 과표집이라고 말하는 게 근거도 없지만, 근거를 보면 더 이상한 주장이 된다”고 강조했다.

다만 그는 짧은 기간 자주 진행되는 여론조사의 질을 문제 삼았다. 이 교수는 “우리나라처럼 여론조사를 많이 하는 나라가 있을까 싶다. 너무 많이 하고 싸구려”라며 “언론이 제대로 된 조사가 아니면 발주를 하지 말고 남이 한 여론조사라도 인용하지 말아야 한다”고 했다.

또 여론조사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선 무작위 확률 표집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교수는 “우리나라 여론조사는 확률적 표집방법으로 조사 하지 않는다”며 “우리는 성, 연령, 지역이라는 할당 변수를 이용해 할당 기준을 채울 때까지 무한정 응답자를 대체하는 할당 표집 방법을 사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예컨대 무조건 ‘20대, 서울, 남자’를 몇 퍼센트까지 꼭 채워야 한다고 치자. 20대 남자가 여론조사에 응답하겠다고 끝까지 전화 한 통을 붙잡고 있는 경우 그가 어떤 류의 사람이겠는가”라며 “우리나라 여론조사는 그런 20대의 조사 결과만 잡아내고 있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여론조사는 할당표집 방식으로 표본을 구성한다. 전체인구의 성별, 나이, 지역 등을 고려해 응답자 분포를 맞추는 것이다. 만약 서울 거주 20대 남성이 전체 인구의 10%라고 가정하면, 1000명의 응답 표본 중 100명을 조사대상에 포함해야 한다.

이 교수는 “확률조사는 무작위로 걸려오는 전화에 응답하는 것”이라며 “(확률조사 활성화를 위해선) 응답에 대한 보상을 할 필요가 있다. 무작위로 걸려오는 제대로 된 확률적 여론조사에 응답하는 사람들에 커피 한 잔 살 정도의 비용을 지불하는 것”이라고 제언했다.

한편 특위 위원장인 위성곤 의원은 이날 토론회 인사말에서 “최근 보수층 여론조사에 저희들이 큰 의미를 두고 있지 않다”며 “이런 현상은 굵직한 현안 있을 때 (특정 층이) 과표집 돼서 나타나는 현상이어서 일희일비할 필요는 없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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