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분기 매출 8조9287억원·영업익 1776억원
SK에너지가 정제마진 악화 등으로 석유사업에서 울고, 중국 특수 영향을 받은 화학사업에서 웃었다.
그러나 순이익은 환차익 등의 영향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6% 늘어난 3014억원을 기록했다. SK에너지의 2분기 영업이익 하락은 주력사업인 석유사업이 글로벌 경기 침체의 직접적인 영향을 받았기 때문이다.
SK에너지는 석유사업에서 매출액이 지난해 같은기간보다 30% 감소한 5조8304억원을 기록했으며, 683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구자영 SK에너지 사장은 "석유사업의 분기 손실은 2006년 4분기 이후 처음으로 단순정제마진과 크래킹 마진 하락, 해외 기업의 정제 시설 신·증설에 따른 공급 증가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올해 2분기 SK에너지의 단순정제마진은 배럴당 마이너스(-) 3.5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예년 수준보다 2달러 가량 낮은 수준으로, 국제 유가 상승, 수요 부진으로 인한 제품가격의 약세, 해외 기업의 정제시설 대규모 신·증설에 따른 공급증가 등에 의한 것으로 분석된다.
고도화 설비의 크래킹 마진도 대폭 감소했다. 지난해 2분기 배럴당 41.4달러를 기록했던 휘발유 크래킹 마진은 15.8달러로 떨어졌으며, 경유 크래킹 마진은 66.1달러에서 13달러까지 하락했다.
내수 부진도 실적 감소에 영향을 미쳤다. 휘발유, 등유, 경유 등 3대 경질유의 2분기 내수판매물량은 2033만 배럴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7% 증가하는데 그쳤다. 1분기와 비교해서도 판매물량 증가가 거의 없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수출은 선전했다는 평가다. 3대 경질유의 내수판매가 비슷한 수준이었던 데 반해 수출물량은 1891만 배럴로 지난해 2분기의 1302만 배럴보다 45% 증가했다.
반면 SK에너지의 양대 주력 사업 중 하나인 화학사업은 중국 특수의 영향으로 분기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SK에너지는 화학사업에서 2분기 매출액 2조5448억원, 영업이익 2587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동기보다 다소 감소했지만 영업이익은 54% 증가해 분기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화학사업의 이런 성과는 중국의 경기부양책에 따른 수요 증가, 해외 업체들의 관련 설비 정기보수 및 신·증설 지연에 따른 공급 감소 등에 의한 것으로 분석됐다.
SK에너지는 2분기에 분기 기준 최대 수준인 177만5000t의 화학제품을 수출, 2조원을 벌어들였다.
윤활유 사업은 매출액 2467억 원과 영업손실 736억원을 기록했다. 윤활유 사업의 영업손실은 글로벌 경기침체로 인한 수요 감소에 따른 윤활기유 가격하락이 주요인이다. 그러나 3분기부터는 윤활기유가격 상승 전환 및 신차 판매 증가 등의 영향으로 수익성이 개선될 것으로 예상됐다.
구 사장은 "윤활유 사업이 7월 터닝 포인트를 지났다"면서 "상반기 적자는 일시적인 현상으로 점차 수요가 회복되고 있어 올해 전체적으로 800억원 정도의 흑자를 기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석유개발 사업은 1분기에 이어 2분기에도 실적호조를 이어갔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8% 늘어난 1511억 원, 영업이익은 23% 상승한 780억원을 기록했다.
이로써 석유개발사업의 상반기까지 영업이익은 1751억원에 달해 올해 사상 처음으로 연간 영업이익 3000억 원 돌파도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아울러 SK에너지는 석유사업 부진 등의 어려운 경영환경 속에서도 재무 건전성은 더욱 좋아졌다. 올해 2분기 말 현재 부채비율이 작년 말의 207%에서 184.4%로 낮아졌으며, 순부채비율 역시 같은 기간의 85%에서 76.8%로 감소했다.
한편 구 사장은 울산 공장단지 안에 있는 한국바스프의 스타이렌모노머(SM)공장 매입건에 대해 "최근 자산양수도 기본계약을 체결했으며 상세 계약을 준비해 오는 3분기 내에 본계약을 완료할 계획"이라며 "울산 공장내에 위치한 만큼 전력적 중요성에 따라 부지 확보 차원에서 매입하는 것으로 SM업황이 좋지 않아 현재 재가동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