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보현 체제’ 신호탄 쏜 대우건설… 오너家 경영 시대 본격 개막

입력 2024-12-17 16:29수정 2024-12-17 1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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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건설 김보현 사장(사진제공=대우건설)

시공능력평가 3위의 대우건설이 새 수장을 맞으며 오너가(家) 경영 체제를 굳건히 했다. 중흥그룹 인수 3년 만의 일이다. 신임 대표의 첫 시험대는 업황 부진으로 떨어진 실적 회복이 될 것으로 보인다.

대우건설은 김보현 신임 대표의 취임식을 개최했다고 17일 밝혔다. 지난주 이사회에서 정식 선임된 지 닷새 만이다. 그는 지난달 백정완 전 사장의 대표이사직 사임과 동시에 신임 대표로 내정된 바 있다. 백 사장은 내년 2월 말 임기까지 사장직을 유지한다.

1966년생인 김 신임 대표는 정창선 중흥그룹 회장의 사위다. 공군사관학교 36기로, 32년 간 공군에서 복무한 이력이 있다. 2020년 1월 공군 준장으로 예편한 뒤 그 해 4월부터 중흥그룹이 대주주인 헤럴드 부사장으로 취임했다.

이듬해 중흥그룹의 대우건설 인수가 본격화되며 대우건설 인수단장을 맡아 중흥그룹의 대우건설 인수 과정을 총괄했다. 2022년 인수가 완료된 이후 대우건설 고문직을 맡았고 지난해부터 총괄부사장에 올 회사 경영에 본격적으로 참여했다.

다만 김 신임 대표는 건설업 종사 경험이 부족하고 경영 일선에 나선 지도 얼마 되지 않아 경험 부족에 대한 우려도 제기 된다. 공사 종류와 현장 특성에 따라 발생 가능한 문제가 달라지는 건설업 특성상 리더에게는 직면하는 리스크를 최대한 빠르게 해결할 수 있는 노하우와 경험이 요구된다. 대형 건설사 다수가 대표이사로 한 분야에 30년 이상 몸담은 ‘건설통’을 선임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대우건설은 이번 인사에 대해 “(김 신임 대표는) 합리적이면서 빠른 의사결정을 내리고 조직 구성원을 꼼꼼히 살필 수 있는 역량도 갖추고 있다”고 설명했다. 인수단장 역임 당시 대우건설 노조와 이전 최대주주 KDB인베스트먼트(KDBI) 등 이해관계자 사이를 조율하는 과정에서 내부적으로 신임을 얻었다는 평가다.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인수·합병(M&A) 실무를 수행하며 중흥그룹과 대우건설의 내부 사정을 빠르게 파악한 것으로 알려졌다”며 “직원들 사이에서도 특유의 업무 유연성을 이유로 신임 대표에 대한 환영의 분위기가 조성된 편”이라고 말했다.

▲대우건설 사옥 (자료제공=대우건설)

김 신임 대표에게 주어진 최우선 과제는 실적 개선이다. 대우건설의 올 3분기 매출(연결 기준)은 전년 동기(2조9901억 원) 대비 14.8% 감소한 2조5478억 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623억 원으로 지난해 3분기(1902억 원)보다 67.2%나 줄었다. 공사 중인 현장이 감소했고 공사비 인상으로 인해 원가율이 지속해서 늘어난 것이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다.

하지만 정원주 회장이 세계 곳곳을 누비며 신시장 개척에 나서며 성과를 내고 있는 점은 희망적이다. 지난 10월 1조 원 규모의 투르크메니스탄 미네랄비료공장 프로젝트 낙찰자로 선정된 데 이어 베트남에서도 대규모 개발사업 투자자 승인을 받는 등 성과를 냈다.

이번 신임 대표 취임으로 대우건설은 중흥그룹이 인수 당시 약속했던 3년 간의 독자 경영에 마침표를 찍었다. 지난해 정원주 회장에 이어 정 회장의 장남인 정정길 부장도 임원으로 승진한 바 있다. 다수의 대기업이 오너 경영에서 전문경영인 체제로 돌아서는 것과 달리 본격적으로 오너 경영 시대를 열었다는 점도 이례적이라는 진단이다.

대우건설은 이 같은 결정의 배경으로 책임경영의 필요성을 내세웠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경영 체제 변화로 급변하는 외부환경에 대응하기 위해 빠른 의사결정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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