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아 과도정부 유화적 제스처에도...이스라엘, 골란고원 정착촌 확대키로

▲이스라엘이 점령 중인 골란고원의 이슬람 소수 종파 드루즈파 거주지역 인근에서 15일(현지시간) 드루즈파 여성들이 보인다. 골란고원/AFP연합뉴스

이스라엘이 시리아 과도정부의 유화적 입장에도 시리아 정국이 혼란한 틈을 타 북부 점령지 골란고원에 조성된 이스라엘 정착촌을 확대하기로 했다.

15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이날 골란고원의 이스라엘 정착촌 인구를 두 배 늘리는 계획을 승인했다. 바샤르 알아사드 독재 정권 붕괴 이후 이스라엘과 시리아 국경을 둘러싼 위협이 여전히 남아있다는 이유에서다.

네타냐후 총리는 “골란을 강화하는 것은 이스라엘을 강화하는 것”이라면서 “우리는 계속 이를 붙들고, 꽃을 피우고, 정착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시리아 과도정부와의 갈등을 원하지 않는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그는 “시리아와의 분쟁에는 관심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이스라엘은 “알아사드 전 정권의 군사 무기가 과도 정부에 넘어가는 것을 막기 위해 일시적인 조치”라는 이유로 시리아에 대한 공격을 이어나가고 있다.

이스라엘 현지 언론에 따르면 현재 이 지역 인구는 약 5만 명으로, 이중 유대인과 이슬람 소수 종파 드루즈파가 약 절반씩 차지하고 있다. 이번에 승인된 정착촌 확대 계획에는 학생 기숙사의 건설이나 새로운 주민 수용 방안이 담겼으며, 약 4000만 셰켈(약 159억 원) 가량이 투입될 예정이다.

이스라엘은 1967년 제3차 중동전쟁에서 골란고원 대부분을 점령하고 1981년에 자국으로의 합병을 선언했다. 미국은 도널드 트럼프 1기 행정부 시절인 2019년 골란고원에 대한 이스라엘의 주권을 인정했으나 대부분 국가는 이를 인정하지 않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와 카타르, 아랍에미리트 등 주변 아랍국가는 이스라엘의 골란고원 정착촌 확대 계획을 비난하고 나섰다. 2020년 이스라엘과 국교를 정상화한 UAE는 이스라엘을 향해 “점령을 확대하려는 고의적인 전략”이라고 비판했다.

전날 시리아 과도정부의 실권자인 반군 하야트타흐리르알샴(HTS) 수장 아메드 알샤라가 이스라엘의 공격을 비판하면서도 더 이상의 갈등은 피하고 싶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알샤라는 “이스라엘의 최근 행동은 정당화할 수 없다”면서도 “수년간의 전쟁과 갈등으로 시리아가 전반적으로 지쳐 있어서 새로운 갈등에 돌입할 여유가 없다”고 말했다. 이어 “현 단계의 우선순위는 재건과 안정”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네타냐후는 전날 밤 트럼프 당선인과 전화통화를 해 가자지구 전쟁, 시리아 사태 등 대이란 대응 조치를 논의했다고 밝혔다. 그는 “어젯밤 제 친구인 트럼프 당선인과 모든 것을 다시 논의했다”며 “(트럼프 당선인과) 매우 따뜻하고 우호적이며 중요한 대화를 나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