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도, 코인도 불안하다"…안전자산 골드바·뱅킹에 몰리는 투자자

입력 2024-12-16 05:00

  • 작게보기

  • 기본크기

  • 크게보기

주식ㆍ코인 대신 안전자산 수요 커져
골드뱅킹 잔액 이달초보다 262억↑
5대銀, 골드바 日 판매액 3배 껑충
전문가 “내년 12월까지 오를 것”

#최근 골드바를 사들이고 있는 A씨(30대)는 “예ㆍ적금 이자는 너무 낮고, 주식이나 코인은 요즘 변동성이 너무 커서 불안하다. 경제위기가 본격화될 때마다 금값이 치솟았던 기억이 있어 금 투자 비중을 늘리고 있다”고 말했다.

계엄 사태와 탄핵 정국으로 시장의 불안정성이 커지자 안전자산인 금에 투자금이 몰리고 있다. 은행에서 판매하는 골드바의 수요는 3배 늘었다. 내년에도 금 가격의 상승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측되는 만큼 금을 찾는 투자자들은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골드뱅킹을 취급하는 시중은행 3곳(KB국민·신한·우리)의 지난 11일 기준 잔액은 7710억 원으로 집계됐다. 이달 초 골드뱅킹 잔액(7448억 원)과 비교해 262억 원이 몰렸다. 계엄 선포 하루 만에 골드뱅킹 잔액은 84억 원 증가했다.

골드뱅킹은 국제 금시세와 환율에 맞춰 계좌에 예치한 돈을 금으로 적립하는 상품이다. 모바일뱅킹으로 계좌를 만들고 돈을 입금하면, 국제 금 시세에 따라 금을 구매해 적립해준다. 출금 시에는 당시 시세·환율을 반영해 현금이나 금현물로 돌려받을 수 있다. 다만 골드뱅킹에도 리스크는 있다. 금을 매수·매도할 때 각각 1%의 수수료가 부과되며, 매매 차익에는 15.4%의 배당소득세가 붙는다.

이미 금값이 높은데도 금융시장의 불확실성 때문에 안전자산인 금에 대한 수요가 커진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 10월(7773억 원) 역대 최대를 기록했던 골드뱅킹 잔액은 당시 금값이 온스당 2800달러를 찍는 등 최고가를 경신하자 매매 차익을 노린 투자자들이 자금을 회수하면서 감소세로 돌아선 바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 이후 보호무역 강화와 미중 무역전쟁 등 글로벌 불확실성에 국내 경기침체 우려와 정치적 혼란까지 겹치면서 금 가격도 올랐다. 비상계엄이 해제된 4일에는 한국거래소 KRX금시장에서 1㎏짜리 금 현물의 1g 가격은 전 거래일 대비 820원(0.68%) 오른 12만820원에 마감했다. 한국금거래소에서 금 한 돈(3.75g)을 살 때 가격은 51만2000원으로 전일보다 3000원(0.59%) 올랐다.

들썩인 금값에 따라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골드바 하루 판매액도 3배 급증했다. 이달 초 5억4424만 원이었던 골드바 하루 판매액은 4일 15억3865억 원으로 하루 만에 수요가 급증했다. 골드바 같은 금 실물은 거래 시 부가가치세·수수료(약 15%)가 발생하고 보관 비용이 드는데도 매입 수요가 늘었다.

은행 관계자는 “골드뱅킹은 매매 차익을 보기 위해 투자하는 것이라면 골드바는 보관 비용이 들기 때문에 소유하려는 목적이 더 강하다”며 “시장 변동성이 크다 보니 실물 금을 찾는 투자자들이 많아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내년 12월까지 금값이 온스당 3000달러(약 419만 원)를 기록할 것으로 보고 있다. 글로벌 투자은행(IB)인 골드만삭스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예측의 구조적 동인은 중앙은행의 수요 증가”라며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기준금리를 인하함에 따라 금값은 주기적으로 상승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글로벌 IB인 맥쿼리는 내년 금 가격 전망치를 1분기 평균 2650달러로 기존 예상치에서 1.9% 상향 조정했다. 2분기에는 평균 2800달러로 이전 전망치보다 12% 뛸 것이라고 내다봤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뉴스
댓글
0 / 300
e스튜디오
많이 본 뉴스
뉴스발전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