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값 2% 오를 때 부산은 1.3% 떨어졌다… ‘초양극화’ 언제까지

입력 2024-12-15 0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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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간 전국 아파트 매매, 전세가격 변동률 추이 (자료제공=부동산R114)
올해 전국 아파트 시장의 키워드는 ‘초양극화’다. 서울과 수도권, 수도권 외 지역의 회복 경로가 달랐고 서울 내에서도 핵심 지역을 제외한 곳의 상승은 더뎠다. ‘똘똘한 한 채’ 현상이 해소되지 않은 채 정부가 대출규제를 본격화하면서 내년 곳곳에서 이 같은 여파가 터져 나올 전망이다.

15일 부동산 정보업체 ‘부동산R114’에 따르면 올해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은 0.83% 올라 상승 반전에 성공했다. 금리 인상 충격파에 하락 폭이 커졌던 2022년(-2.01%)과 지난해(-4.11%)에 비하면 미미한 반등으로 볼 수 있으나, 세부 지역이나 월 단위로 쪼개면 누적 상승률이 낮지 않다.

서울의 경우 1~10월 누적 2% 상승하며 전국에서 오름폭이 가장 크게 나타났다. 1분기에는 약보합 수준에서 움직였지만 4월부터 10월까지 7개월은 강보합 이상 수준에서 움직였다.

전국과 수도권도 서울과 연동되며 비슷한 흐름이 나타났지만, 지방은 여전히 약세를 벗어나지 못해 가격 편차가 벌어졌다. 1~10월(누적) 17개 시도의 지역별 매매가격은 서울(2.03%) 강원(0.62%) 인천(0.27%) 경기(0.20%) 전북(0.18%) 등 5개 지역에서 상승했다. 반면 충남(-1.88%) 부산(-1.32%) 광주(-0.94%) 대구(-0.82%) 등 11개 지역은 하락했고 전남은 보합(0.00%)을 나타냈다.

올해 회복을 주도하거나 뚜렷하게 오른 지역은 서울을 위시한 수도권 일대에 한정된 모습이다. 통상 가격 회복 경로가 상급지에서 중하급지로 이동하는 패턴들을 보이는 만큼 지방의 회복 여부도 서울과 수도권에서의 가격 흐름이 더 이어질지에 달려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수도권 거래량 증가는 가계대출 폭증을 불러왔다. 1~3월 월평균 거래량이 3000건에 머물렀던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7월 9000건을 돌파했다. 이는 과열기로 불리는 2021년 이후 3년여 만에 가장 많은 거래량이다. 이에 따라 매매가격도 연동되며 뚜렷한 회복세를 나타냈다.

동시에 가계대출도 늘어 8월에만 10조 원 가까이 폭증, 정부 대출 정책이 긴축으로 급격하게 돌아선 계기가 됐다. 정부 대출규제 영향으로 서울과 수도권 거래량이 감소세를 보였고 9~10월에는 2만 건 이하까지 내려온 상황이다.

▲2024년 17개 시도별 전국 아파트 전세가격 변동률 (자료제공=부동산R114)

전세 사기와 역전세 이슈가 지배했던 지난해 상반기와는 달리 올해 전셋값은 1년 넘게 상승 중이다. 비교적 안정된 전세대출 금리와 급등한 월세 부담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1~10월(누적) 전국 전셋값은 1.15% 오르며 지난 2년간의 하락을 멈췄다. 매매시장만큼 지역 간 차별화된 움직임은 크지 않다. 투자 관점보다는 실 거주수요 위주로 움직이기 때문이다. 월간 기준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과 전국 모두 상승세를 유지했다.

지방의 경우 특정 월에는 내림세가 나타나기도 했지만, 전반적인 상승 흐름은 동일했다. 미분양 주택이 상대적으로 적은 수도권 대비 대구(-1.07%), 부산(-0.68%) 등은 누적된 미분양 물량이 장기간 해소되지 못하면서 전셋값 흐름에도 부정적 영향을 행사하고 있다.

7~8월 불거진 역대급 가계부채 증가에 놀란 금융 당국이 전방위적 대출 규제를 진행 중이다. 내년까지도 이어질 것이란 예상이 나오면서 풍선효과에 유의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대출 규제로 인해 매수에 나설 수 없게 된 수요층의 상당수는 전·월세 시장으로 유입돼 가격을 부풀릴 수 있어서다.

입주물량이 줄어들며 부동산 가격 움직임에 추가적인 영향력을 발휘할 것이란 예측이 나온다. 내년 입주예정물량은 올해 대비 9만9426가구 줄어들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줄어든 물량 대부분이 경기(4만7565가구 감소)와 인천(7102가구 감소)에 집중된다.

윤지해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수도권에서의 신축 아파트 입주 감소가 예정된 데다 2026년에는 내년 대비 큰 공급절벽이 예상되는 상황”이라며 “내년 하반기에 가까워질수록 풍선효과 이슈를 뛰어넘는 공급절벽 우려감이 부동산 시장을 지배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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