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건설산업지식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올 들어 11월까지 부도를 신고한 건설업체는 27곳으로 전년 동기(13곳)에 비해 2배 이상 증가했다. 당좌거래정지 당시 폐업 또는 등록말소된 업체는 제외한 수치다. 이는 연간 통계 기준 2019년(49곳) 이후 5년 만의 최대치다.
부도 건설사는 2020년 24곳, 2021년 12곳, 2022년 14곳 등으로 하락세를 보였으나 기준금리와 공사비 인상으로 2022년 하반기부터 다시 증가하기 시작했다. 지난해에는 21곳을 기록했고 올해는 30곳 이상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부도 업체 27곳 중 종합건설사는 11곳, 전문건설사는 16곳이다. 수도권보다 자금력과 경쟁력이 비교적 부족한 지방 건설사의 타격이 컸다. 올해 부도 건설사 중 85%(23곳)가 지방 업체였으며 서울과 경기는 각각 1곳, 3곳에 그쳤다.
지역별로는 부산(6곳) 전남(4곳) 경남(3곳) 순이다. 이달 3일에는 1988년 세워진 후 전북 익산을 중심으로 사업을 펼치던 종합건설사 제일건설이 부도 처리됐다. 전북 내 시공능력평가 4위의 중견기업이었지만 증가한 미분양에 따른 자금 압박을 버티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에는 부산의 시공능력평가 7위 종합건설사인 신태양건설이 부도를 피하지 못했다.
경영난 끝에 스스로 문을 닫는 폐업 건설사도 증가세다. 올 1~10월(누적) 폐업 건설사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4% 늘어난 2104곳이다. 종합건설사가 394곳, 전문건설사가 1710곳으로 각각 20.9%와 8.3% 만큼 급증했다.
부도와 폐업 건설업체 증가는 장기적인 업황 침체로 이어질 수 있어 우려가 제기된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최근 건설 경기는 시장금리 상승, 공사비용 증가, 수익성 악화라는 복합적인 원인에 노출돼 리스크가 확대됐다”며 “자금시장 안정화 노력을 통해 건설기업 부실화를 최소화하고, 하도급업체로의 위험 전이를 차단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