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원ㆍ달러 환율은 뉴욕증시가 연중 최고 수준으로 마감했다는 소식에 역외 선물환율이 1240원대 초반까지 급락한 영향으로 6거래일 연속 하락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특히, 글로벌 증시의 강한 상승 반전으로 시작된 랠리에 힘입어 코스피지수가 그동안 두 달 이상 지속해오던 박스권을 상향 돌파하는데 성공함에 따라 환율의 하락 압력은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외환시장 전문가들은 원화값 강세 현상이 통상적으로 주가 강세에 따라오는 현상이라는 점을 감안한다면 원ㆍ달러 환율 하락 기조는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안전자산에 대한 투자 선호가 약화되고 위험자산 선호가 강화되는 과정에서 주식시장에 자금이 몰리고, 외국인 투자자들이 국내 주식을 사들이기 위해 외환시장에서 달러를 팔고 원화를 사면 원화값이 강세를 보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한국경제가 경기 회복 및 실적 개선이 가시화되는 가운데 자금시장 순환이 가미되는 선순환 구조에 진입하고 있다는 점도 원화값 강세를 뒷받침하고 있다.
수급 측면에서도 서울환시 참가자들은 현재 달러화에 대한 투자 메리트를 느끼지 못하는 상황인 것으로 보여진다. 코스피 반등세 지속에 따른 역외 달러화 매도와 투신권 헤지 물량이 꾸준히 출회되고 있기 때문이다.
역내외 참가자들은 환율이 그동안 단기간에 레벨을 낮추는 과정에서 한편으로는 1250원선을 전후로 경계감을 꾸준히 유지하는 모습이었지만 코스피지수가 박스권을 상향 돌파한 이상, 달러화 매도로 돌아설 공산이 크다.
다만, 원ㆍ달러 환율이 1250원 아래로 내려가더라도 저가 결제 수요 및 은행권의 숏커버 등으로 1240원대 이하로 내려가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뉴욕증시는 전날(20일 현지시간) CIT그룹의 파산보호 신청 모면과 경기선행지수의 상승 소식이 전해지면서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와 나스닥 종합지수가 연중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일제히 오름세를 이어갔다.
S&P500지수는 10.75포인트(1.14%) 상승한 951.13으로 마감, 종가 기준으로 지난해 11월 5일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나스닥 종합지수도 1909.29로 22.68포인트(1.20%) 올라 9일 연속 올랐다.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도 지난 주말 종가보다 104.21포인트(1.19%) 오른 8848.15로 마감, 6거래일 연속 상승했다.
특히, 미국의 경기선행지수가 월가 전망치를 상회하며 3개월 연속 상승세를 보이면서 경기회복에 대한 시장의 기대감이 한층 강해진 것으로 확인됐다.
민간 경제연구소 컨퍼런스 보드는 이날 경기선행지수가 6월에 0.7% 상승했다고 발표했다. 시장 전망치는 0.5%였으나 예상보다 큰 폭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3개월 연속 상승한 것은 2004년 이후 처음이다.
뉴욕 역외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에서 원ㆍ달러 1개월물 선물환은 1241.50원에 거래를 마감하며 이날 서울 외환시장의 원ㆍ달러 환율 하락 출발을 예고했다.
최근 1개월물 스와프포인트가 -0.40원이라는 점을 감안시, 이날 NDF 종가는 전날 서울환시 현물환 종가 1250.20원보다 8.55원 하락한 수준이다.
글로벌 달러화는 미 CIT 그룹이 파산을 모면할 것이라는 예상에 따른 고수익자산 투자 수요 촉진으로 안전통화 선호도가 낮아지면서 유로화 대비 6주래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한 시중은행 외환 딜러는 "코스피지수가 전날 2.67% 상승하며 지난 3개월 가량 지속됐던 박스권 상단을 돌파, 지난해 9월 25일 1501.63을 기록한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며 "사실상 금융위기 이전 수준의 주가로 회복한 만큼 환율은 추가 하락 압력을 받게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외국계은행의 또 다른 딜러도 "국내증시에 유입된 외국인 자금이 최근 2조원이 넘는다"며 "이는 안전자산에서 고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위험자산 선호로 투자패턴이 변화했다는 것을 반증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따라서 원ㆍ달러 환율의 1250원선 하향 돌파가 불가피할 전망"이라며 "장중 코스피지수가 추가로 반등할 경우, 환율은 레벨을 더욱 낮출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