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급등·원재료값 상승…정국 혼란에 식품기업 비명 ‘발 동동’ [탄핵정국 후폭풍]

입력 2024-12-08 11:34수정 2024-12-08 1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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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 전경. 조현호 기자 hyunho@ (이투데이DB)

식품업계가 비상계엄령 후폭풍에 따른 환율 급등 이슈에 비명을 지르고 있다. 정국 혼란 속 원ㆍ달러환율이 급격하게 오르면서 가공식품 주재료 대부분을 수입하는 식품기업의 비용 부담이 심화될 여지가 커졌기 때문이다. 정국혼란 장기화 속 환율이 1500원대까지 치솟을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오면서 가뜩이나 오른 국내 식품물가 추가 인상과 소비 위축을 촉발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8일 외환시장에 따르면 원·달러환율은 6일 1419.2원에 장을 마쳤다. 3일 밤 윤석열 대통령에 의해 돌연 선포된 비상계엄령 이후 환율은 2022년 10월 이후 최고 수준인 1442.0원까지 치솟았다. 원ㆍ달러환율이 올해 9월 기준 1300원대 초반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석 달 만에 100원 이상 오른 것이다. 주말에는 국회에서 단행된 대통령 탄핵안 표결이 여당 의원들의 불참으로 불성립하면서 야당은 매주 윤 대통령에 대한 탄핵안 추진을 예고한 상태다. 비상계엄 사태에 따른 사회적 불안 장기화가 환율 추가 상승 가능성을 열어놓게 된 것이다.

환율 급등은 식품업계에 있어 최대 악재 중 하나로 꼽힌다. 한국의 경우 가공식품 원재료와 농·축·수산물 수입 의존도가 높아 환율 상승 시 비용부담도 함께 작용하기 때문이다. 실제 밀가루나 커피, 치즈, 카카오 등 식품 원재료를 주로 수입해 가공ㆍ판매하는데 수입된 식품 원재료는 라면, 빵 등 한국인들의 먹거리에 깊숙이 자리잡고 있는 상황이다.

시장불안 속 환율 상승 기조가 장기화될 경우 식품업계와 외식업체들의 제품 가격 추가 인상 가능성도 열려있다. 이미 최근 식품업계는 카카오ㆍ커피 등 원재료 가격 인상 등을 이유로 제품 가격 인상을 발표한 바 있다. 이는 곧 소비자들의 주머니를 닫게 만들어 내수경기 침체도 야기시킬 수 있다.

한편 이번 계엄령과 탄핵정국 돌입은 정부가 추진하고 있던 식품가격 안정화 지원책에도 찬물을 끼얹는 결과를 낳게 됐다. 정부는 최근 카카오, 유지류 등 원재료 값이 급등한 식품 소재 분야 가격 안정화를 지원하기 위해 내년부터 4500억원 규모의 정책 금융제도를 신설하겠다고 예고했다. 올해 도입한 밀 구매 자금 지원 제도를 개편해 식품 소재 분야 전반으로 확대하는 것이 골자다.

한 식품업계 관계자는 "이미 경기 침체로 내수 시장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정국 불안이 심화돼 비용 상승과 내수 위축은 불가피하게 됐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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