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요리든 미원만 넣으세요...세대 넘나든 ‘마법의 가루’ [장수 K푸드㉒]

입력 2024-12-18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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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상그룹 모태이자 최초의 국산 조미료
일본 아지노모토 시장 독점 탈환
MSG 유해성 논란도 정면 돌파
출시 68주년, 연 매출 1000억원

(이투데이 그래픽팀/신미영 기자)

어떤 음식이든 넣기만 하면 맛이 좋아지기에, 일명 '마법의 가루'로 불린 '미원'. 오랜 시간 변화를 거듭하며 꾸준히 소비자들에게 사랑받고 있다. 앞서 MSG(L-글루타민산나트륨) 유해성 논란까지 정면 돌파하면서 60여 년간 한국인의 밥상을 꿋꿋하게 책임지고 있다.

17일 대상에 따르면 미원은 1956년 출시, 올해 탄생 68주년을 맞았다. 현재 미원은 CJ제일제당 ‘미풍’ 등과 함께 1세대 조미료 시장에서 점유율 90% 이상을 유지하고 있다. 매년 1000억 원 이상 매출을 내고 있는데, 기업 대 소비자(B2C) 시장 비중은 400억 원을 넘는다. 여전히 가정의 부엌에서 미원이 독보적인 존재감을 내고 있는 것이다.

미원의 등장 전 우리나라에서는 일본 조미료 ‘아지노모토’가 시장을 꽉 잡고 있었다. 일제강점기 시대에 들어온 아지노모토는 따로 육수를 내지 않아도 국물맛을 내기 좋아 우리 국민은 신문물에 열광했다. 광복을 맞은 후 일본 제품 수입이 일체 금지됐을 때도, 아지노모토에 익숙해진 사람들은 편법을 통해 구매하는 등 인기가 여전했다.

아지노모토가 우리 입맛을 지배하고 있을 때, 대상그룹의 창업자 임대홍 회장이 일본으로 건너가 조미료 제조 방법을 배워왔다. 임 회장은 1965년 부산에서 ‘동아화성공업 주식회사’를 설립해 국내 자본과 독자 기술로 최초의 국산 조미료 미원을 탄생시켰다.

미원은 특유의 감칠맛으로 아지노모토 자리를 빠르게 대체했다. 입소문을 바탕으로 ‘1가구 1미원’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가정의 필수품으로 자리 잡았다. 국산 조미료 시장의 50% 이상을 차지할 만큼 높은 인기를 누렸다. ‘미풍’ 등을 내놓으며 도전장을 냈지만 이미 주부들 사이에서 마법의 가루로 불리는 미원의 벽을 넘지 못했다.

승승장구하던 미원에게도 큰 시련이 있었다. 1990년대 초 발생한 일명 'MSG 유해성 논란'이 그것이다. 럭키(현 LG생활건강)가 ‘맛그린’을 출시하면서 MSG 무첨가 마케팅을 펼친 것이 미원에겐 독이 됐다. 이를 계기로 "MSG는 화학물질이며 건강에 해롭다"라는 인식이 확산한 것이다.

그러다 2010년대에 들어 일부 언론에서 MSG 유해성 논란을 재점화하면서 미원에겐 오히려 전화위복이 됐다. 언론에서 MSG 유해성 검증에 나섰고, 국내 식품의약품안전처·미국 식품의약국(FDA)·유엔식량농업기구(FAO)·세계보건기구(WHO)연합 식품첨가물 전문가 위원회(JECFA) 등 여러 기관을 통해 안전성이 재차 입증됐다.

결국 "평생 섭취해도 안전하다"라는 판단이 도출되자, 식약처는 2018년 식품첨가물 분류에서 '화학적 합성첨가물'이라는 용어를 아예 쓰지 않기로 했다.

안전성을 입증받은 미원은 2014년 ‘발효미원’으로 리뉴얼해 제2의 도약에 나섰다. L-글루탐산나트륨에 배합, 감칠맛을 배가하는 핵산의 비율을 줄여 깔끔한 감칠맛을 완성했다. 패키지도 미원의 상징이던 붉은 신선로 문양을 줄이고, 자연의 느낌을 살리며 원재료를 강조하기 위해 사탕수수 이미지를 전면에 배치했다.

미원은 가정 내 부엌 담장을 넘어 MZ세대와 소통하고 있다. 사탕수수 이미지로 패키지를 리뉴얼 한 2014년, 팝업 스토어를 시작으로 인기 예능 프로그램 콘셉트를 차용한 ‘픽 미원’ 광고 등으로 화제를 모았다. 2020년 패션플랫폼 무신사, 편의점 GS25 등과 협업해 컬래버 상품을 내놓으며 젊은 이미지도 확산했다.

대상 관계자는 “작은 사이즈의 미원 샘플링을 통해 젊은 소비자에게 미원을 체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소비자의 소통을 더욱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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