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계엄 건의' 김용현 국방장관 사의 수용…석 달 만에 퇴진[종합2보]

▲김용현 국방부 장관이 3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세종-서울 영상으로 열린 국무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뉴시스)

윤석열 대통령은 5일 전날 사의를 밝힌 김용현 국방부 장관의 면직을 재가했다. 김 전 장관은 이번 비상계엄 선포를 직접 건의한 인물로 취임 석 달 만에 불명예 퇴진했다. 신임 국방부 장관에는 최병혁 주사우디아라비아 대사를 지명했다.

정진석 대통령 비서실장은 이날 언론 브리핑에서 “오늘 대통령은 김용현 국방부 장관의 사의를 수용해 면직을 재가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정 실장은 신임 국방부 장관 후보자에 대해 “안보 전반에 넓은 식견을 갖췄을 뿐 아니라 야전 경험이 풍부한 작전 전문가”라며 “헌신적 자세로 임무를 완수하고 규정을 준수하는 원칙주의자”라고 말했다.

이어 “굳건한 한미동맹에 기초해 확고한 대비 태세를 유지하는 등 군 본연의 임무를 확실히 수행할 적임자”라고 강조했다.

최 후보자는 육사 41기로 육군 제3야전군사령부 작전처장, 육군본부 감찰실장, 육군참모차장, 한미연합군사령부 부사령관을 역임했고, 지난해 12월 주사우디 대사로 발령 났다. 최 후보자는 2022년 대통령 선거 당시 김용현 전 장관과 함께 윤석열 대선 캠프에서 활동한 바 있다. 대선 이후에는 윤석열 정부를 지지하는 예비역 및 안보 전문가 모임인 서울안보포럼 이사장을 맡았다.

이날 정 실장은 최 후보자에 대해 “상관에게 직언할 수 있는 소신도 겸비해 군 내부에서 두터운 신망을 가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예스맨'으로 알려진 김 전 장관과 달리 할 말은 할 수 있는 인물이라는 점을 강조하기 위한 설명으로 풀이된다.

김 전 장관은 비상계엄이 해제된 지 약 14시간 만인 4일 오후 6시 15분께 “책임을 통감하고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사의를 표명했다. 장관 취임 석 달 만이다.

김 전 장관은 육군사관학교 38기로 1982년에 소위로 임관했고, 육군 제17사단장, 합동참모본부 작전부장, 합참 작전본부장 등을 거쳐왔다. 윤석열 정부에선 경호처장에 임명됐다. 정권 실세로 불리던 김 전 장관은 올해 9월 국방 장관에 올랐다.

당시 야권에선 윤 대통령이 충암고 동문인 김 전 장관 등을 동원해 계엄을 선포할 수 있다는 의혹을 제기했지만 인사청문회 당시 김 전 장관은 “지금 대한민국의 상황에서 계엄을 한다고 하면 어떤 국민이 용납하겠나”고 단호하게 말했다.

김 전 장관은 그러나 자신의 말을 뒤집어 비상계엄을 건의했고, 결국 석 달 만에 퇴진하게 됐다. 특히 윤 대통령이 김 전 장관의 사의를 전격 수용하면서 이날 예정된 국회 국방위원회 긴급 현안 질의에 불출석했다.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 등이 계엄 선포 책임을 물어 김 장관을 해임해야 한다고 촉구했지만 윤 대통령은 면직을 재가하는 수준으로 정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