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품 경쟁력 제고ㆍ마케팅 주력...고매출 입지 중점 출점
김홍철 코리아세븐 대표가 올해 편의점 세븐일레븐 ‘내실 강화’에 주력한다. 김 대표는 작년 말 이뤄진 롯데그룹 2025년 정기 임원인사에서 유임에 성공했지만, 그룹이 수시인사 체제로 전환하면서 단기간 내 실적 개선을 해야 하는 더 큰 숙제를 받아들었다.
15일 세븐일레븐 운영사 코리아세븐에 따르면 김 대표는 올해 점포 효율, 상품 경쟁력, 마케팅 등을 축으로 한 내실 강화 전략에 주력할 방침이다.
우선 김 대표는 저효율 점포를 정리하는 동시에 고매출 입지 점포를 중심으로 출점할 계획이다. 우량 점포 중심으로 신규 출점을 전개, 점포 수에 연연하지 않고 효율화를 꾀하는 것이다. 또 가맹점 경쟁력 강화를 위해 신규 콘셉트 매장인 뉴웨이브(New Wave) 점포 출점에도 속도를 낼 방침이다. 뉴웨이브는 신선식품 강화와 동시에 숍인숍(Shop in Shop) 형태로 별도 진열대를 놓고 패션·뷰티 상품까지 판매하는 점포다.
코리아세븐은 작년 10월 서울시 강동구 천호동 본사 1층에 약 115.7㎡(35평) 규모의 세븐일레븐 뉴웨이브를 선보인 바 있다. 작년 12월 내 가맹점 출점 예정이었으나 시점이 애초 계획보다 늦어지고 있다.
김 대표는 상품 경쟁력 제고에도 나선다. 자체 브랜드(PB) 상품 강화, 글로벌 상품 소싱으로 경쟁력을 끌어올리겠다는 방침이다. 이외에 택배, 애플리케이션 리뉴얼을 비롯해 지식재산권(IP) 협업으로 마케팅에 힘을 쏟을 계획이다. 세븐일레븐은 2023년 9월부터 K리그 파니니카드를 시작으로 한국프로축구연맹과 협업 중이다.
김 대표가 올해 내실 강화에 주력하는 건 수익성 개선이 시급하기 때문. 김 대표는 2023년 12월 코리아세븐 대표에 오른 뒤 작년엔 유의미한 실적 성과를 내지 못했다. 그럼에도 김 대표는 작년 말 롯데 인사에서 유임에 성공했다. 하지만 롯데그룹이 올해부터 임원인사를 수시인사 체제로 전환하면서 단시간 내 성과를 입증해야 하는 처지다.
코리아세븐의 작년 1~3분기 누적 매출은 4조596억 원으로 전년보다 6.3% 줄었다. 같은 기간 영업손실은 529억 원이었다. 2023년 1~3분기 누적 영업손실(224억 원)에 비해 손실액이 2배 이상 불어났다. 2022년 미니스톱 인수 합병 후 통합관리(PMI) 비용이 늘면서 수익성이 악화했고, 인수 효과는 현재까지도 묘연하다. 수익성 악화는 코리아세븐의 자본총계에 악영향을 줬다. 작년 3분기 자본총계는 4115억 원으로 2023년 말(4898억 원) 대비 16% 줄었고 2022년 말 대비 무려 41% 급감했다.
업계는 코리아세븐의 외형성장이 꺾인 것이 수익성에도 영향을 미쳤다고 본다. 미니스톱 인수 관련 비용이 쓰였지만, 매출이 성장하면 그 손실액을 상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인수에 따른 규모의 경제를 이뤘음에도 시장 점유율은 되레 줄었다. 미니스톱 인수 이후인 2023년 기준 세븐일레븐 시장점유율은 24%로 전년 대비 3%포인트 낮아졌다. 현재까지 저효율 점포 정리를 지속하고 있는 만큼 작년 세븐일레븐의 시장점유율은 더 줄어들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코리아세븐 관계자는 “작년은 미니스톱 통합을 마치고 조직 재편과 향후 지속성장 사업 기반을 다지는 시기였다”면서 “올해부터 뚜렷한 실적 개선세를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