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1일 '테일플래닛' 상표권 출원
삼성화재가 반려동물을 위한 상품인 '펫보험'을 넘어 '펫테크'로까지 사업 영역을 재확장한다. 반려동물과 함께 생활하는 가구가 늘어나면서 관련 시장이 급성장할 조짐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반려동물 개체 수가 800만 마리에 달하는 가운데, 보험뿐 아니라 펫용품과 서비스 등 다양한 신사업으로의 진출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26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삼성화재는 '테일플래닛'이라는 이름의 상표권을 다수 출원했다. 이는 꼬리(테일·tail)와 행성(플래닛·planet)의 합성어로 반려동물 관련 상표로 추측된다.
앞서 삼성화재는 5월에도 'O모O모(오모오모) 프렌즈'에 대한 상표권도 출원했지만, 지난달 말 관련 커뮤니티인 오모오모의 서비스를 종료했다. 오모오모는 세로로 보면 '멍멍'이라는 뜻으로, 반려인들과 예비 반려인들을 위한 정보 공유 커뮤니티였다. 서비스 공개 6개월 만에 가입자 10만 명을 넘기는 등 호응을 얻은 바 있다. 이어 테일플래닛은 삼성화재가 오모오모를 통해 쌓은 노하우를 통해 새로운 반려동물 건강 관리 서비스로 자리 잡을 전망이다.
삼성화재 관계자는 "펫관련 서비스 기획하며 일단 상표권을 신청해 놓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삼성화재가 상표권을 등록하며 설정한 지정상품으로는 △인삼·과실·꿀·어패류·육류·차·채소·효모를 주원료로 하는 건강보조식품 △동물식별용 전자식 장치·구명재킷·선글라스 등 액세서리 △동물 세정제·탈취제·살충제 △동물용 사료·분유·음료·간식·화장실 모래 △동물 호텔·숙박시설·위탁관리·보호소 △동물보조치료업·미용업·신체검사·건강관리 자문 △동물 경주·공연·훈련·놀이터 △동물 장례·장의·화장·입양 소개·위치확인 등이 있다. 이 밖에 애완동물 보험업도 추가하면서 본업과의 연계 가능성도 시사했다.
다른 보험사들도 펫 서비스 확장에 나서고 있다. 현대해상도 올해 4월 공식 블로그와 유튜브 내에 'H멍냥아카데미'라는 이름으로 반려동물 관련 제작물을 게시하고 있다.
이처럼 손해보험사들이 펫보험을 넘어 펫서비스로 사업을 확대하는 이유는 다양한 상품 출시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낮은 보험 가입률 때문이다.
펫보험 상품은 2018년 11개에서 올해 9월 말 38개로 늘어났다. KB손해보험의 'KB 금쪽같은 펫보험'과 DB손해보험의 '펫블리 반려견보험'은 장례비용을 지원해주는 특약도 마련했다. 메리츠화재는 보험금을 현장에서 청구할 수 있는 '동물병원 간편 보상청구 서비스'도 운영하고 있다. 펫보험만 전문으로 다루는 보험사도 출범을 앞두고 있다.
그런데도 올해 펫보험 가입률은 1.4%에 불과했다. 시장의 성장 가능성은 크지만, 보험의 필요성에 대한 인식이 부족한 상황인 것이다. 이에 보험사들은 특화 서비스나 콘텐츠를 앞세워 먼저 고객에게 자연스럽게 접근하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펫용품 커머스나 헬스케어 등 반려동물 관련 사업을 운영해 소비자 접점을 가진 기업들보다 보험을 직접 판매하는 보험사가 관련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더 유리한 측면이 많다"며 "이를 통해 반려동물의 라이프스타일을 총체적으로 책임지는 사업 방식을 구상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