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 자사 앱 VIP 전용 채널 ‘더 쇼케이스’ 오픈
갤러리아 명품관ㆍ롯데 라운지 강화
2분기, 상위 20% 가구 소비 더 큰폭↑
경기 불황으로 소비 침체 장기화하자, 백화점업계가 소비력이 큰 VIP(최우수 고객) 집중 전략에 나섰다. VIP만을 위한 차별화 서비스와 명품관 강화 등을 통해 매출을 어떻게든 끌어올리겠다는 전략이다.
신세계백화점(신세계)은 19일 공식 애플리케이션(앱)에 VIP만 입장할 수 있는 고품격 라이프스타일 상품 진열장 '더 쇼케이스'를 열고 차별화 서비스에 나섰다. 더 쇼케이스를 통해 △럭셔리 여행 상품 △오리지널 예술 작품 △고급 다이닝 △해외명품 브랜드 주문 제작 등 경쟁사에서는 할 수 없는 경험을 제공할 계획이다.
더 쇼케이스에서 선보인 첫 번째 상품은 스웨덴 프리미엄 전기차 폴스타의 신차 '폴스타4'다. 폴스타는 스몰 럭셔리(Small Luxury) 소비 패턴을 중시하는 젊은 세대 선호도가 특히 높은 브랜드로 알려져 있다. 신세계 VIP 중 30~40대 비중이 지난해 말 기준 전체의 절반을 넘는 54%라는 점을 반영했다.
앞서 신세계는 6월 강남점 명품관과 JW메리어트호텔서울 연결부에 조성한 하우스 오브 신세계에 '퍼스널 쇼퍼룸'도 조성해 VIP 우대 전략을 강화했다. 30년 경력의 전문 개인 쇼핑 도우미가 일대일 맞춤형 쇼핑을 돕는 공간으로, 국내 최대 337㎡(약 102평) 규모다.
신세계가 이처럼 VIP 서비스에 집중하는 것은 작년 말 기준 전체 점포 매출 중 VIP 매출이 35%가량을 차지하며 실적 견인차 역할을 했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해 국내 백화점 최초 연 매출 3조 원을 기록한 강남점의 경우 VIP 매출이 전체의 절반(49.9%)가까이 됐다.
현대백화점은 해외 백화점과 제휴를 맺고 글로벌 VIP 유치에 나섰다. 9월 일본 한큐백화점과 제휴를 맺고 양사 VIP가 두 백화점에서 VIP 라운지 등 전용 서비스를 누릴 수 있도록 했다. 현대백화점은 5월 태국 시암피왓그룹과도 VIP 서비스 제휴를 맺었으며 향후 유럽, 홍콩 등 쇼핑몰과도 협업을 추진할 방침이다.
롯데백화점은 우수고객 라운지 리뉴얼을 통해 차별화 서비스를 확대 중이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지난해 12월 잠실점 라운지를 시작으로 순차적으로 리뉴얼을 확대 중이며 등급별로 새로운 공간 콘셉트를 적용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화갤러리아도 최근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갤러리아백화점 명품관 리뉴얼을 통해 VIP 유치에 시동을 걸었다. 내년 하반기까지 이어지는 명품관 리뉴얼의 핵심은 '이스트(EAST)'에 비해 명품 브랜드가 적었던 '웨스트(WEST)' 공간 강화를 통해 VIP를 확대하겠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이스트에 있던 '에르메스'와 프랑스 하이주얼리 브랜드 '쇼메'를 웨스트로 옮긴다. '보테가베네타'도 웨스트에 문을 열 예정이다.
백화점업계가 잇달아 VIP 서비스 강화에 나선 것은 경기가 불황일수록 일반 고객의 지갑은 열기 힘든 반면 '쓸 돈은 쓰는' VIP의 소비는 큰 변동이 없거나 되레 늘기 때문이다. 통계청이 발표한 '2024 2분기 가계 동향조사'를 보면, 올 2분기 5분위(소득 상위 20%) 가구가 소비를 6.8% 늘린 반면 1분위(소득 하위 20%) 가구는 1.9% 늘리는 데 그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