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아트 대표이사ㆍ백남준포럼 대표
‘기억의 불꽃’에 전쟁참사 되새겨
佛, 개선문 아래 안장 ‘최고 예우’
美 는 ‘재향군인의 날’ 지정해 추모
노벨문학상을 받은 한강이 기자회견 대신에 전한 내용 중에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 이스라엘과 하마스 등 중동 무장세력들과의 분쟁 등 전쟁의 치열함과 매일매일 실려나가는 주검에 대한 상황이 있다.
유엔참전용사 국제추모의 날로도 유명한 11월 11일이 프랑스에서는 지정 공휴일이다. 이날이 바로 1차 세계대전 휴전협정이 이뤄진 날이기 때문이다. 세계대전의 잔상이 남아 있는 장소들이 많은 프랑스에서는 의미 있는 날이다. 공교롭게도 미국은 이날이 재향군인의 날(Veterans day)이며, 영국은 영령기념일(Remembrance day)이기도 하다. 영령기념일은 영국 연방국과 프랑스 벨기에를 비롯한 유럽 국가에서 기념하는 날이다. 제1차 세계대전이 끝난 1918년 11월 11일을 회상하기 위해 제정한 날로, 원래는 휴전기념일(Armistice day)로 알려져 있다.
이날은 전쟁 중에 사망한 모든 군인들에게 바쳐진 날이다. 매년 프랑스 전국 곳곳에서 종전을 기념하는 음악행렬과 전쟁 희생자들의 추모식이 이어진다. 그중에서도 샤를드골 광장에 위치한 에투알 개선문과 개선문 주변에 글로 써진 알 수 없는 익명의 희생된 병사들을 위해 헌화를 한다. 오전 11시에는 1분 동안 침묵의 시간도 있다.
1920년부터 파리의 에투알 개선문 아래에는 무명용사의 무덤이 자리해왔다. 이곳은 제1차 세계대전 당시 사망한 프랑스인 무명 군인들의 시신을 안치해 역사 전반에 걸쳐 프랑스를 위해 목숨을 바친 모든 군인들을 상징적으로 기념하는 장소이다.
굵은 사슬로 연결된 검은색 금속 표지석으로 둘러싸인 이 무덤은 화강암 석판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비문에는 “여기 1914~1918년 조국을 위해 죽은 프랑스 군인들이 잠들다”라는 문구가 바닥에 새겨져 있다. 1923년에는 불꽃이 추가되었는데, 철 세공 조각가 에드가 브란트(Edgar Brandt)와 건축가 가인 앙리 파비에(Henri Favier)가 합작하여 영원히 타오르는 불꽃 화염이 추가되었다.
이 영원히 타오르는 불꽃은 하늘을 향한 대포의 입구를 형상화한 모습으로 뒤집힌 방패가 조각되어 있으며, 외부 표면은 별을 형상화한 칼들로 구성되어 있다. 이 불꽃은 언론인이자 시인인 가브리엘 보이시(Gabriel Boissy)의 ‘추모의 불꽃’이라는 제안으로 설치된 것인데, 여론의 열렬한 지지를 기반으로 그 당시 국방장관이었던 앙드레 마지노의 지원으로 빠르게 설치되었다. 오늘날까지도 매일 저녁 6시 30분에 불꽃이 새롭게 켜지는데, 영구적으로 불타오르는 불꽃이다.
승리와 희생의 상징인 전쟁 역사의 장을 살펴보자면, 사실 전쟁이 시작된 해부터 사망군인들을 기리는 수많은 프로젝트가 시행되었지만, 무명 용사들의 묘지에 대한 논의는 다소 부진했던 프랑스였다. 특히 제1차 세계대전에서는 수많은 군인의 희생이 뒤따랐는데, 4년간 벌어진 이 전쟁에서 1800만 명 이상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프랑스 측 집계에 따르면 140만 명의 프랑스 군인이 사망했다.
이 전쟁이 끝나자마자 사망자들을 위한 납골당과 대규모 군사 묘지 등 매장지에 대한 문제가 수면 위로 떠올랐다. 이 병사들을 형제들과 함께 쓰러진 곳에 묻어야 할지, 가족에게 돌려보내야 할지에 관한 논쟁은 실종자 명단이 계속 늘어나면서 특히 생존자들 사이에서 강한 반향을 일으켰다.
英, 웨스트민스터 선례가 시발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