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삼성, 침묵하는 이재용 회장… 승어부 위한 메시지 던질 시점은

입력 2024-10-27 10:58수정 2024-10-27 1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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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일련의 공식석상 '침묵' 일관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25일 오전 경기도 수원 선영에서 치러진 고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4주기 추도식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최근 삼성 안팎에서 위기론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회장 취임 2주년을 맞은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직접 분위기 쇄신을 위한 강력한 메시지를 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다만 이 회장은 별도 취임 행사나 메시지를 내지 않았다. 연말 인사와 조직 개편을 통해 간접적인 메시지를 내비칠 가능성도 있다.

27일 재계에 따르면 이 회장은 최근 일련의 공개 일정을 소화하면서도 삼성전자의 최근 위기론에 관해서는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 이 회장은 앞서 25일 수원 선영에서 열린 고(故) 이건희 삼성 선대회장의 4주기 추모식에 참석하면서 별다른 메시지를 내놓지 않았다.

애초 업계에서는 이 회장이 이 자리에서 이 선대회장의 경영 정신을 기리며 강력한 메시지를 내놓을 것이라 내다봤다.

실제로 이 회장은 2022년 이 선대회장 추모식 직후에는 “지금은 더 과감하고 도전적으로 나설 때”라며 “어렵고 힘들 때일수록 앞서 준비하고 실력을 키워나가야 한다”고 말한 바 있다.

이 회장은 추모식 이후 경기 용인시 삼성인력개발원에 있는 창조관으로 이동해 한종희 디바이스경험(DX) 부문장 부회장, 전영현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장 부회장, 정현호 사업지원TF장 부회장, 노태문 모바일경험(MX) 부문장 사장 등 주요 사장단 임원들과 오찬을 했다. 이 회장은 이 자리에서 향후 삼성전자 사업 방향성 등을 점검했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별다른 공개 메시지를 내지는 않았다.

이 회장은 21일 서울대 어린이병원에서 열린 ‘이건희 소아암·희귀질환 극복사업, 함께 희망을 열다 미래를 열다’ 행사에 참석해 이 선대회장의 동행 철학 정신을 이어나가면서도 경영 상황에 관한 질문에는 침묵했다. 당시 이 회장은 취임 2주년을 맞아 메시지를 내놓을 것이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고생하셨습니다"라고 짧게 답한 뒤 곧바로 자리를 떴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21일 서울대어린이병원에서 열린 '이건희 소아암ㆍ희귀질환 극복사업, 함께 희망을 열다, 미래를 열다' 행사에 참석했다. (사진제공=삼성전자)

이외에도 이 회장은 11일 윤석열 대통령의 아세안 국가 순방 동행 뒤에도 삼성전자의 부진한 실적과 위기론 타개 방안 등을 묻는 질문에 굳은 표정으로 침묵을 지켰다.

일각에서는 이 회장의 ‘침묵’이 그 자체로 메시지라고 보는 시각이 있다. 신중히 판단하고, 내실 강화에 조금 더 집중하겠다는 의미다.

다만 삼성전자 대내외적인 위기가 커지고 있는 만큼 이제는 이 회장이 직접 나서서 분위기 쇄신을 위한 강력한 의지를 내비쳐야 한다는 목소리도 만만찮다.

한 삼성전자 내부 관계자는 “이 회장이 침묵으로 일종의 사과를 한 것”이라고 평가하면서도 “그럼에도 외부에서는 이 회장의 목소리를 직접 듣고 싶어하는 요구가 크다. 그게 총수의 역할이며, 지금이 그 역량을 보여줄 수 있는 적기”라고 지적했다.

한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과거 이건희 선대회장 시절에는 강력한 인적 쇄신을 단행했는데, 이 회장은 그러지 못하고 있다"며 "이번에도 애매하게 넘어가면 위험할 수 있다"고 말했다.

재계에서는 이 회장이 취임 2주기를 맞은 만큼 조만간 분위기 전환을 위한 강력한 메시지를 낼 가능성도 있다고 본다. 다음 달 1일 삼성전자 창립 55주년을 맞아 이 회장이 직접 목소리를 낼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강력한 신상필벌 원칙을 앞세운 대규모 인사 카드로 메시지를 대신할 것이란 전망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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