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체연료 인프라 적극 투자 必…해운 디지털화 속도 높여야” [기후가 삼킨 글로벌 공급망]

입력 2024-10-25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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⑤-5. [인터뷰] 김연태 한국선급(KR) 기술본부장

▲김연태 한국선급(KR) 기술본부장

“2050년 국제 해운의 탄소중립 목표 설정은 2023년 국제해사기구(IMO)의 개정 전략 채택 이전부터 충분히 예상된 시나리오였다.”

김연태 한국선급(KR) 기술본부장은 본지와의 서면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IMO는 5년마다 감축 전략을 개정할 계획”이라며 “후퇴 금지 원칙에 따라 앞으로 더욱 강화된 목표가 반영될 가능성도 있다”고 경고했다.

정부는 국제적 기준을 반영하면서도 국내 상황에 맞는 정책을 수립하기 위해 이해관계자와 전문가의 의견을 듣고 있다. 해양수산부는 국내 해운사가 IMO 규제에 충실히 대응할 수 있도록 다방면으로 지원하는 중이다. KR 역시 온실가스 포털시스템(KR-GEARs)을 통해 탄소 배출 모니터링, 선박의 탄소집약도지수(CII) 관리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김 본부장은 “한국 해운업계는 탄소 중립을 향해 나아가고 있지만 2050년 목표 달성을 위해서는 정부, 조선·해운·에너지업계 등 모든 이해관계자 간의 지속적인 협력이 필수적”이라며 “정부와 산업계가 대체 연료 인프라에 적극적으로 투자하고 접근성을 높인다면, 해운업계는 탄소 배출 감축 목표에 한 발 더 다가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2027년부터 해운 분야에 탄소세가 도입된다. 한국해양수산개발원 연구에 따르면 국내 해운사들이 탄소세로 지불해야 할 금액만 연 5조 원에 달할 전망이다. 이는 2021년 기준 국적 해운사 당기 순이익의 40%에 육박하는 금액이다.

김 본부장은 “2027년 IMO의 탄소세 도입은 한국 해운산업의 경제적 지형에 중대한 변화를 불러올 것”이라며 “연간 약 5조 원에 달하는 탄소세는 국내 해운사와 화주에게 상당한 재정적 부담이 될 수 있지만, 이는 산업계가 지속 가능한 해운으로 전환하는 강력한 동기부여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탄소세 도입에 따른 해운업계의 전망은 양면적”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저탄소 기술에 투자하지 않은 해운사들은 운영 비용 증가로 수익성이 악화할 수 있지만, 탄소 배출 저감 기술을 채택하거나 그린 연료를 사용하는 기업에는 경쟁 우위를 확보할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친환경 선박 및 대체 연료에 대한 관심도 뜨겁다. 김 본부장은 “궁극적으로 최적의 연료는 선박의 요구 사항, 운항 패턴, 인프라 가용성에 따라 달라지고 최근 보고서는 다중 대체 연료 시대의 도래를 예측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바이오 연료는 기존 선대(보유중인 선박)에 적합한 유연한 대안이지만 지속 가능성과 확장성에 한계가 있고 LNG는 기술적 성숙도와 인프라 측면에서 단기 및 중기적으로 유망한 선택지다. 메탄올은 사용이 간편하고 인프라가 발전하면 더욱 매력적인 대안이 될 수 있다는 특징이 있고, 암모니아는 탄소 배출이 없는 장기적인 해결책이지만 기술 및 안전 규정의 발전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국제 환경 규제 대응을 위해 국내 해운산업의 디지털화 속도를 높여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김 본부장은 “글로벌 경쟁사들은 빅데이터와 AI를 활용해 운영을 최적화하고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는 데 앞서고 있는 반면, 한국에서는 이러한 기술 도입이 상대적으로 더디게 진행되고 있다”며 “우리나라 기업들이 대체 연료 도입을 검토하고 있으나, 특히 유럽 기업들은 파일럿 프로젝트 실행과 기술 상용화에서 더 빠른 속도를 보이고 있다. 한국 해운사들은 연구 단계를 넘어, 대체 연료 및 추진 시스템의 적극적인 도입을 통해 경쟁력을 유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본 기획물은 정부광고 수수료로 조성된 언론진흥기금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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