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인도 IPO로 현지 ‘국민 기업’ 입지 강화한다

입력 2024-10-22 1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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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인도 사업 강화 위해 IPO 진행
인도, 중국 시장 대체 거점으로 중요도↑
잠재력 높은 인도…사회 공헌도 이어와

▲현대자동차 인도 SUV 라인업. (사진제공=현대자동차)

현대자동차의 인도 현지 기업공개(IPO)는 글로벌 3위 자동차 시장으로 떠오른 인도에서 사업을 강화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역시 이번 IPO 기념식을 포함, 올해에만 인도를 두 차례 방문하며 지대한 관심을 드러내고 있다. 정 회장은 지난 4월 인도를 방문해 현지 사업의 중장기 성장 전략을 점검하고 현지 직원들과 타운홀 미팅을 가졌다. 정 회장이 해외에서 직접 현지 직원들과 타운홀미팅을 가진 것은 인도가 처음이다.

정 회장이 이처럼 인도에 힘을 쏟는 이유는 단순히 시장 규모 때문만은 아니다. 현대차·기아가 합산 약 180만 대의 판매량을 기록하던 중국에서 소위 ‘사드(THAAD,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사태로 어려움을 겪으며 중국을 대체할 시장의 필요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실제로 정 회장은 지난 인도 현지 타운홀 미팅 당시 “아시아, 중동, 아프리카 등으로 사업을 확장하는 과정에서 인도를 글로벌 수출 허브로 육성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속적으로 새로운 시장에 진출하는 가운데 인도를 현대차의 또 다른 핵심 거점으로 삼겠다는 의미의 발언이다.

현대차가 인도에 공들이는 배경엔 인도 시장의 성장 잠재력이 있다. 14억 명에 달하는 세계 최대 ‘인구 대국’이지만 자동차 보급률은 8.5%에 불과하다. 지난해 인도 시장에서는 513만 대의 신차가 판매되며 글로벌 3위 시장 자리를 유지했다. 이 가운데 승용차 시장은 410만 대 규모로 2030년에는 500만 대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차는 이미 인도 현지에서 꾸준한 성과를 내고 있다.

현대차는 인도 시장 진출 초기부터 i10, 쌍트로 등 경·소형 차량을 주력으로 판매했다. 특히 첫 현지 전략 차종으로 출시된 쌍트로는 ‘인도 국민 경차’로 불릴 만큼 인기를 끌며 현대차가 진출 첫해부터 시장 점유율 2위에 안착하는 데 큰 기여를 했다.

지난해 기준으로도 현대차는 인도 시장에서 60만2111대를 판매해 최다 판매 기록을 새로 썼으며 마루티 스즈키에 이어 점유율 2위를 유지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인도 자동차 시장의 성장세에 대응해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내년까지 인도에서 연간 100만 대 생산체제를 갖추는 것이 목표다. IPO를 통해 조달한 자금도 현지 생산능력 증설과 사업 확대를 위해 쓰일 전망이다.

현대차는 지난해 제너럴모터스(GM)로부터 인수한 푸네공장을 연간 20만 대 이상의 생산이 가능한 스마트공장으로 탈바꿈하고 있다. 내년 하반기 푸네공장 설비 개선이 완료되면 현대차는 첸나이공장(82만4000대)을 더해 100만 대 생산체제를 구축한다. 기아까지 합하면 현대차그룹은 인도에서 약 150만 대를 생산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게 된다.

인도 정부의 정책에 발맞춰 전동화 전환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현대차는 8000억 원을 투입해 첸나이공장에 전기차 생산설비를 마련했다. 내년 1월 이곳에서 생산한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SUV) ‘크레타 EV’를 출시한다. 2030년까지 크레타 EV를 포함해 총 5개의 전기차 모델을 인도 시장에 투입할 예정이다.

정 회장은 이날 인도 뭄바이의 인도증권거래소(NSE)에서 열린 인도법인 현지 증시 상장 기념식에서 “현대차 인도법인은 인도 진출 이후 인도의 일부로 자리 잡았다”며 “인도가 곧 미래라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인도에 지속해서 투자를 늘리고 연구개발(R&D) 역량을 확장해왔다”고 말했다.

현대차는 이번 IPO를 통해 인도 현지 사회공헌 활동에도 적극적으로 나서며 ‘국민 기업’으로 거듭나겠다는 계획이다. 현대차는 2006년 인도권역 사회책임 재단인 ‘HMIF’를 설립해 운영하는 등 인도 진출 이후 사회적 책임 활동을 진행해 왔다.

현대차는 인도의 약 2680만 명 이상 장애인에 대한 인식을 제고하고 모빌리티의 힘을 통해 포용적이고 진보적인 세상을 구현하겠다는 글로벌 비전인 ‘휴머니티를 향한 진보’에 맞춰 지난해 11월 ‘현대 사마르스’ 캠페인을 시작했다. 지난 1년간 인도 장애인 선수들 지원했으며 인도 내 장애인 인식 개선을 위한 영상물도 제작해 배포했다.

현대차는 인도의 젊은 아티스트들이 자유로운 창작과 전시 활동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청년 실업 문제 해소를 위한 역량 개발 프로그램도 마련하는 등 인도의 미래세대를 위해서도 힘쓰고 있다.

현대차 관계자는 “현대차는 28년 전 인도 시장에 진출한 이후 고객 삶의 행복을 위한 진정성 있는 여정을 이어왔다”며 “기업 공개 이후에도 긍정적인 임팩트를 창출하는 사회적 책임 활동을 인도에서 지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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