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뭉쳐야 산다” 복합점포 늘리는 은행들

입력 2024-10-22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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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증권+보험' 고객에 다양한 서비스 제공 가능
은행입장에서도 '비이자 수익' 강화 꾀할 수 있어

▲하나은행은 21일 경기도 성남시 분당에 위치한 네이버 사옥 ‘그린팩토리’에 하나증권과 함께 복합점포 영업점 ‘네이버그린팩토리점’을 개점했다. (하나은행 )

은행들이 은행과 증권, 보험 등을 결합한 복합점포 확대에 다시 열을 올리고 있다. 복합점포는 금융당국의 복합점포 활성화 방안에 발맞춰 한동안 큰 인기를 모았으나 라임 사태 등을 겪으며 주춤한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최근 자산관리(WM) 서비스가 주요 먹거리로 떠오르면서 이 부분에 사활을 건 은행들을 중심으로 복합점포 경쟁에 다시 불이 붙는 모습이다.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하나은행은 이날 경기도 성남시 분당에 위치한 네이버 사옥 ‘그린팩토리’에 하나증권과 함께 복합점포 영업점 ‘네이버그린팩토리점’을 개점했다. 이번 복합점포 오픈을 통해 하나은행은 하나증권과 함께 예·적금, 대출과 같은 은행 거래 뿐만 아니라 주식, 채권과 같은 증권 업무까지 원스톱으로 종합자산관리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방침이다.

WM 부문에서 강점을 보이고 있는 하나은행은 지난해 ‘강남금융센터’와 ‘용산WM센터’를 선보인 데 이어 올해 4월 하나은행 돈암금융센터지점과통합해 ‘성북금융센터’를 여는 등 복합점포 확대에 적극 나서고 있다.

▲서울 서초구 반포동에 위치한 'KB 골드앤와이즈 더 퍼스트(GOLD&WISE the FIRST) 반포'. (KB금융그룹)

KB국민은행도 복합점포에 진심이다. 국민은행 복합점포에는 증권사 뿐 아니라 보험사까지 합세했다. 은행과 증권의 자산관리 서비스는 물론 생명보험 상품 청약, 자문 등 보험 업무까지 한 번에 제공하기 위해서다. 이에 따라 올해 5월 국민은행은 KB증권, KB라이프생명과 함께 서울 역삼동에 ‘KB 골드앤와이즈 역삼 PB센터’와 ‘KB 스타 WM자문센터’를 한꺼번에 선보였다. 현재 국민은행은 59개의 WM 복합점포를 운영 중이다.

은행권 최초로 PB와 IB의 역량을 결집한 ‘PIB’ 특화센터를 선보였던 신한은행은 올해 초 PIB의 경쟁력을 한층 더 강화하기 위해 기존 패밀리오피스 강남센터와 PIB센터를 통합해 ‘PIB 강남센터’를 출범했다. PIB강남센터는 관리자산 9조 원이 넘는 초대형센터로 IB로 △기업의 IB 딜(Deal) 연계 △법인 자금 운용 △법인 오너가의 자산관리 등 기존 자산관리 영역에서 보다 확대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신한은행 ‘PIB 강남센터’ 내부 모습. (신한은행 )

사실 은행권이 복합점포 경쟁에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20년 라임사태가 터지기 전만 하더라도 국민은행과 신한은행, 하나은행은 경쟁적으로 복합점포를 출범시켰다. 하지만 라임사태를 겪으면서 제동이 걸렸고, 이후 복합점포간 서비스 차별화가 이뤄지지 못하면서 주목도가 떨어졌다.

최근 은행들이 수익성이 떨어지는 일반 지점을 줄이고 고액자산가를 대상으로 한 점포를 늘리는 방향으로 전략을 세우면서 다양한 금융상품을 제공할 수 있는 복합점포가 다시 급부상 중이다. 은행 입장에서는 펀드·보험 등을 판매할 수 있는 복합점포가 활성화될 경우 비이자이익을 늘릴 수도 있다.

시중은행 한 관계자는 “금융당국에서 은행에 비이자이익 강화를 강하게 주문하고 있고 은행 역시 전통적 수익원인 예대마진(예금과 대출금리의 차이)을 통한 이자이익만으로는 성장에 한계가 있다는 점을 인식하고 있다”면서 “복합점포 뿐 아니라 비이자이익을 강화할 수 있는 다양한 방안들을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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